▲ 방송화면 캡쳐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서유럽을 강타한 폭풍 '프레데릭'으로 최소 10여명이 사망하고 7700억원이 넘는 피해가 집계됐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내 사망자는 8명으로 늘어났다. 앞서 소방관 2명을 포함해 6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도됐으나, 밤새 60대 남성과 30대 남성이 시속 100㎞가 넘는 강풍에 휩쓸려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60대 남성은 지붕 수리 중 8m 아래로 추락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숨졌다. 30대 남성은 강풍에 쓰러진 나무에 깔려 사망했다.

국영 철도회사 도이치반에 따르면 독일 남부에서는 전날 중단됐던 고속 열차(ICE) 운행이 이날 오전부터 재개됐다. 그러나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를 비롯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여전히 교통 마비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서부 쾰른시(市)에서는 폭풍으로 제때 병원에 도착하지 못한 임신부가 승용차 안에서 아기를 출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소셜미디어에는 카풀(승차공유)을 요청하는 시민들의 게시물이 줄을 이었다. 도이치반 측은 이날 오후 전까지 주요 도시 내 열차 운행이 재개될 것이며, 주말에는 정상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프레데릭은 독일에서 11년 만에 가장 많은 피해를 낸 폭풍으로 기록됐다. 독일보험협회는 그 피해액이 5억유로(약 65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네덜란드·벨기에에서는 각각 2명, 1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은 전날 최고 시속 140㎞에 달하는 강풍으로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공항 터미널 지붕의 타일 일부가 떨어져 날아가기도 했다. 전날 현지 교통 당국은 도로를 달리던 트럭 수십 대가 강풍에 쓰러져 교통 체증이 야기됐다고 밝혔다. 항공기와 기차 운행도 전부 중단됐다.

네덜란드보험협회는 정부 청사 및 산업·농업 부문을 제외한 피해액만 9000만유로(약 1178억원)로 추산했다. 네덜란드는 상당지역에 가장 심각한 기상경보 단계인 ‘코드 레드’를, 나머지 지역엔 이보다 한 단계 낮은 ‘코드 오렌지’를 발령했다.

오스트리아 일부 지역에서도 눈사태 등의 위험으로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폴란드에서는 5만명이 일시 정전을 경험했으며, 체코공화국 북서부 국경 지대에서도 정전이 보고됐다.

한편 18일(현지시간) 유럽을 강타한 폭풍 ‘프레데릭’ 피해를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BBC는 네티즌이 올린 영상 등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폭풍의 직격탄을 맞는 장면을 편집해 공개했다. 거리를 걷던 사람 서너명은 갑작스럽게 부는 바람에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이후 바람의 힘으로 데굴데굴 나뒹굴고, 도로를 달리던 트럭이 쓰러지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 이어졌다. 또한 건물 지붕이 날아가고, 항만에 적재된 컨테이너가 힘없이 날아가는 모습도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장면은 네덜란드 노르트브라반트 주 스헤르토헨보스의 고등법원 인근 광장에서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 활주로에서 촬영된 영상도 당시의 심각했던 바람의 세기를 보여줬다. 착륙하는 비행기는 좌우로 흔들렸다. 파일럿이 위험을 감지한 듯 비행기는 활주로가 아닌 하늘 위로 올라갔다. 어느 주택가의 지붕에서 빨간색 벽돌이 가루 날리듯 바닥으로 떨어지거나 도로 위에 여러 대의 대형 트럭이 뒤집히는 장면도 포착됐다.

지난 4일 겨울 태풍 엘리노어가 강타한 지 불과 보름여 만에 다시 불어닥친 폭풍으로 인해 유럽의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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