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스, 기성세대들의 억압 속, 영화 속 소년은 어떻게 사랑을 느낄까?

[코리아데일리 곽지영 기자]

영화 ‘케스’는 켄 로치 감독의 1969년 작품이다. 영화는 영국 요크셔의 탄광촌을 배경으로 빌리라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빌리는 신문 배달을 해 가정의 생계를 도우며 어렵게 살아가고 있지만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빌리는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한다. 빌리가 유일하게 애정을 갖는 대상은 자신이 직접 길들인 매 ‘케스’이다.

또 켄 로치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이며 켄 로치 감독이 자신의 스타일을 찾고 확립하게 되는 작품이다.

데이비드 브래들리, 프레디 플레처, 린 페리, 콜린 웰런드, 브라이언 글로버 등이 출연하는 이 영화 줄거리 & 결말 영국 요크셔의 탄광 마을. 15살의 빌리 카스퍼는 엄마 카스퍼 부인과 이복형인 쥬드 카스퍼와 함께 살고 있다.

▲ 영화 스틸 컷

쥬드는 탄광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빌리도 곧 학교를 졸업하면 직업을 가져야 한다. 영화는 새벽에 알람시계가 울리고 빌리와 쥬드가 티격태격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힘든 노동일 때문에 일어나기 힘든 쥬드는 빌리에게 너도 곧 탄광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빌리는 땅 속에서는 절대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쥬드가 자신의 자전거를 타고 가는 바람에 신문 배달을 하는 빌리는 뛰어가고 지각은 면한다.

친구와 같이 새집 구경을 가기로 했지만 결국 빌리는 혼자 가서 낡은 성당의 처마 밑에 있는 매의 둥지를 구경한다. 빌리는 매를 길들이는 법을 공부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가서 책을 빌리려고 하지만 도서관에서는 빌리의 더러운 손을 보며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면서 부모님께 서명을 받아오라고 한다. 결국 빌리는 서점에 가서 책을 훔친다. 매 길들이기를 공부한 빌리는 둥지에 가서 새끼 매 한 마리를 가지고 온다. 그리고 그 매의 이름을 ‘케스’라고 짓고 매를 길들이기 시작한다.

빌리는 학교 생활엔 큰 관심이 없다. 신문 배달을 하느라 피곤해 졸던 빌리는 교장 선생 그라이스에게 불려가 체벌을 받는다. 또한 체육복이 없는 빌리는 체육 선생 석든한테도 혼난다. 하지만 영어 선생 파딩만은 그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쥬드가 경마에 돈을 걸라며 빌리에게 돈을 주지만 그 말이 우승할 확률이 적다는 얘기를 들은 빌리는 그 돈을 다 써버린다. 하지만 그 말은 경주에서 일등을 하고 화가 난 쥬드는 케스를 죽여버린다. 빌리가 케스를 땅에 묻으며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영화의 특징은 영화를 연출한 켄 로치 감독은 비전문 배우를 기용하고 배우에게 완결된 대본을 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켄 로치는 ‘케스’를 준비하면서도 오디션을 봤고 빌리 역의 데이비드 브래들리를 40여 명의 응시자 중에서 뽑았다. 그는 이후에 직업적인 연기자의 길을 가지는 않았지만 가끔씩 TV와 영화에서 단역과 조연을 맡기도 했다.

켄 로치는 비전문 배우들의 실제 경험을 상당히 중요시한다. 켄 로치는 영화 속 인물과 유사한 삶을 살아온 비전문 배우들을 많이 캐스팅한다. 그들은 실제 자신이 경험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영화에서 쏟아내고, 켄 로치는 시나리오의 빈 공간을 그들의 삶의 페이소스로 가득 채워 넣는다. 최근 개봉작인 〈앤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에서 로비 역을 맡았던 폴 브래니건은 영화 속 로비처럼 어렸을 때부터 감옥을 전전하면서 살았던 인물이다. 〈빵과 장미〉(2000)에서도 켄 로치는 배우를 뽑을 때 노조를 만들어 봤거나 이민자 경험이 있는 배우를 골랐다.

또 영화 ‘케스’는 과도한 이미지를 쓰지 않고, 억지로 만들어낸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영화다. 케스를 쓰레기통에 꺼내서 묻을 때까지 빌리는 울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그의 행동과 표정에서 그의 감정을 충분히 전달받는다. 당시 브래들리는 촬영을 위해 그 매를 죽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 매는 근처에 있던 죽은 새를 가지고 온 것이었다.

한편 영화는 크게 세 가지의 축으로 전개된다. 하나는 빌리와 빌리의 어머니, 그리고 형으로 이루어진 빌리의 가정이며, 또 하나는 빌리의 학교생활이고, 나머지 하나는 빌리와 매의 관계이다. 빌리의 가정은 아버지가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결손 가정이다. 그리고 형 쥬드도 아버지가 다른 이복형이다. 빌리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신문 배달을 하고 그렇게 해서 번 돈을 다 어머니에게 드린다. 탄광일을 하는 노동자 쥬드와 역시 노동자인 어머니는 주말에 클럽에 가서 술을 먹고 즐기는 것으로 삶의 위안을 삼는다. 하루 종일 일만 하는 것에 지친 카스퍼 부인은 재혼을 꿈꾸며 일상을 탈출하고 싶지만 쉽지 않다. 주먹질로 유명했던 쥬드 또한 노동하는 일은 힘들고 경마에 돈을 걸며 도박을 한다. 쥬드의 폭력은 집에서 빌리에게 고스란히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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