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평창동계올림픽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쇼트트랙 대표 심석희(한국체대)가 여자 대표팀 코치로부터 폭행당해 충북 진천선수촌을 이탈했다가 다시 복귀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심석희가 16일 저녁 여자 대표팀 A 코치와의 마찰 과정에서 손찌검을 당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심석희는 지난 17일 진천 선수촌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쇼트트랙 대표팀을 격려하는 자리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는 추측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폭행으로 인해 하루 전인 16일에 선수촌을 이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심석희는 이틀 뒤인 18일 선수촌에 복귀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18일 “심석희가 지난 16일 진천선수촌을 이탈하는 바람에 다음날 문재인 대통령의 격려 방문 때도 얼굴을 비치지 못했다”며 “오늘에야 대표팀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이어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심석희의 페이스가 잘 올라오지 않으면서 그동안 담당 코치와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손찌검을 당한 심석희도 자존심이 크게 상해 선수촌을 이탈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폭행으로) 직무가 정지된 코치는 심석희를 어릴 때부터 지도해온 지도자”라며 “올림픽을 앞두고 여자 대표팀 주장인 심석희에게 많은 부담을 준 것 같다. 이 때문에 손찌검이 발생했고 심석희도 선수촌 이탈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빙상연맹은 “대표팀의 보고를 받고 해당 코치의 직무를 우선 정지시켰다”며 “해당 코치로부터 손찌검 여부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그 코치를 대신해 박세우 경기이사를 코치로 합류시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계주 금메달, 1500m 은메달, 1000m 동메달을 따낸 심석희는 최민정(성남시청)과 함께 ‘쌍두마차’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을 이끌며 금메달 싹쓸이에 나서려 했던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이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도 여자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금메달 사냥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심석희는 지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분노의 질주'를 선보인 선수 중 한 명이다. 심석희는 당시 1500m에서 중국 저우양에게 아쉽게 금메달을 내준 뒤 이를 악물었다. 이후 계주 3000m에서 심석희는 마지막 주자로 나서 폭발적인 스퍼트로 반 바퀴를 남기고 중국 리젠러우를 제치면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이는 소치올림픽에서 가장 극적인 금메달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나 올림픽을 20여 일 남겨 놓은 상황에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쇼트트랙 대표팀의 경기력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심석희 역시 심리적인 충격으로 막바지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빙상연맹은 “선수들이 올림픽 준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사후조치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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