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네수엘라 온라인 커뮤니티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베네수엘라 당국이 지난해 대법원과 정부청사에 헬리콥터 공격을 했던 반정부 세력과 교전을 벌였다.

베네수엘라 당국이 정부청사를 공격한 뒤 도주한 헬리콥터 조종사를 사살했다고 국영방송 VTV 등 현지언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스토르 레베롤 내무부 장관은 지난해 헬리콥터로 정부청사를 공격한 오스카르 페레스(36)가 전날 경찰의 검거 작전 도중 다른 6명의 테러 조직원과 함께 사살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페레스는 정부를 전복하기 위한 테러 조직을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경찰특공대는 전날 수도 카라카스 외곽 빈민가에서 헬리콥터 공격 주범으로 지목된 페레스와 연관된 테러 조직원들을 체포하기 위한 작전을 전개했다. 작전에 투입된 경찰 2명도 사망했다. 페레스는 자신과 일당이 한집에 포위돼 경찰특공대의 집중 사격을 받는 상황을 담은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현지시각 15일 오전 SNS에는 방탄조끼를 입고 얼굴에 피를 흘리는 모습과 함께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가 나돌기도 했다. 페레스는 영상을 통해 “베네수엘라 정부는 우리들이 자수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를 죽이려 하고 있다. 우리 강해지자”라고 말했다. 페레스는 지난해 대법원과 정부청사에 대한 헬리콥터 공격으로 당국에 수배된 인물이다.

지난해 6월 경찰 헬리콥터 한 대가 내무부를 향해 15발을 기총사격한 뒤 대법원 상공에서 4발의 수류탄을 투척했으나 불발된 바 있다. 공격으로 인한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공습 직후 페레스는 인스타그램에 자신을 '베네수엘라 범죄수사대(CICPC) 특별대응팀 소속 조종사'라고 소개하며 자기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페레스는 도주 중 반정부 시위에 얼굴을 드러내는가 하면 추종 세력과 함께 지난해 12월 군 기지를 습격해 무기를 탈취하기도 했다.

한편 베네수엘라의 관광 산업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베네수엘라 관광 장관은 최근 “관광은 동나지 않는 석유”라며 관광 산업으로 경제 위기를 타개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제 위기는 이미 베네수엘라의 관광 산업 역시 궤멸 직전으로 몰아넣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폭포와 카리브해 최장 길이의 해변 외에도 베네수엘라엔 카이트 서핑객들이 즐겨찾는 로스로케스 국립공원 등 천혜의 관광 자원이 많다. 2008년엔 한해 동안 10억 달러의 관광 수입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돈은 지금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수도 카라카스의 한 해변 호텔은 지난 한해에만 매출이 80% 가까이 떨어졌다. 손님이 한 명도 없이 보내는 날도 있다. 이는 붕괴 직전의 베네수엘라 경제 때문이다. 지난해 베네수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15%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정부 수입의 90%를 차지하는 석유 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국제 유가 하락에, 시추 관련 전문가들도 해외로 떠나면서 생산량까지 급감했다.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사회주의 경제 모델을 계승한 마두로 대통령은 공공 지출까지 늘렸다. 여기에 미국 등의 경제제재까지 더해졌다. 생필품과 식량, 의약품 부족 사태에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도 뒤따랐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은 2874%에 달했다. 한해 전 3만5000 볼리바르였던 문어 요리 한 접시가 지금은 75만 볼리바르에 달한다. 저녁 식사 한끼 가격이 70만에서 80만 볼리바르에 달하고, 와인이 추가되면 150만에서 180만 볼리바르를 내야한다. 이는 베네수엘라 최저임금 두달 치보다 많다. 워싱턴포스트는 “베네수엘라가 관광천국이 되는 일은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디즈니 테마파크가 생기는 일 만큼이나 비현실적”이라고 평했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관광이 동나지 않는 석유가 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