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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할리우드의 유명 여배우 두 명이 대감독 우디 앨런과는 절대 작업을 하지 않겠다고 공표하고 나섰다.

미라 소비노, 그레타 거윅 등 미국 여배우들이 거장 영화감독 우디 앨런과 작업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고 CNN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앨런이 양녀 딜런 패로(32)를 과거에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앨런 감독의 2012년작 '로마 위드 러브'에 출연했던 거윅은 지난 9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이전에) 알았다면 나는 그의 영화에서 연기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다시는 그와 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거윅은 '프란시스 하' '매기스 플랜' '20세기 여인들' 등의 작품으로 국내외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연기자이다.

앨런의 1995년 작 '마이티 아프로디테'에 출연했던 소비노는 지난 10일 허핑턴포스트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양부 앨런으로부터 7세 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딜런 패로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소비노는 "딜런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게 느껴졌다"며 "어머니이자 한 여성으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앨런의 영화에 "결코 다시는 출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소비노는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던 경험을 최근 공개한 바 있다.

앨런이 배우 미아 패로와 함께 살면서 입양했던 아이들 중 한 명인 딜런 패로는 지난 2013년 월간지 배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7세 때 양부 앨런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앨런은 모든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고, 논란은 그대로 수그러드는 듯했다.

앨런은 패로와 동거하던 당시에도 양녀 순이와 성관계를 맺었다는 스캔들에 휘말린 적이 있다. 또 앨런이 소아성애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었다. 앨런은 패로와 헤어지고 순이와 결혼했다.

딜런 패로는 와인스타인 성폭행 전력이 드러나면서 전 사회적으로 파장이 커지자 최근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오피니언면에 게재한 글에서 "와인스타인을 위해 지난 수십년간 작동했던 시스템이 우디 앨런에게도 지금 현재까지 작동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미 영화계에서는 앨런을 둘러싼 이번 논란이 3월초 열리는 아카데미 상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개봉한 앨런의 최신작 '원더 휠'이 아카데미상 주요부문에 후보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1950년대 코니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이미 평단의 극찬을 받고 있다. 여주인공 케이트 윈슬렛은 이 작품으로 할리우드 영화상을 수상했다. 앨런은 최신작인 '뉴욕의 비오는 날(A Rainy Day in New York)'의 개봉도 앞두고 있다.

한편 지난 8일(한국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할리우드 성폭력 사태에 대한 진행자와 수상자들의 발언들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날 시상식의 진행은 NBC의 심야 토크쇼인 ‘레이트 나이트(Late Night)’의 진행자인 세스 마이어스가 맡았다. 특히 마이어스는 이날 하비 와인스타인과 케빈 스페이시, 감독 우디 앨런 등에 대해 농담하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마이어스는 이번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분야에 후보작으로 오른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를 언급하며 “처음에 그 영화가 순진한 젊은 여성이 징그러운 바다 괴물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라고 들었을 때, 저는 또다른 우디 앨런 영화라고 생각했죠”라며 앨런 감독의 여성관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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