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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정운찬 KBO 신임 총재가 프로야구계의 마케팅 활성화와 시스템 구축을 강조하며 사건 사고에 대해 일벌백계를 약속했다.

3일 서울 캠코 양재타워에서는 KBO 총재 이·취임식이 열렸다. 이날 구본능 총재의 이임과 더불어 정운찬 총재의 취임이 이뤄졌다. 사무총장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 총재는 지난 11월 29일 KBO 이사회에서 신임 총재로 추대된 뒤 12월 11일 총회 서면 결의를 통해 총재로 결정됐다. 정 총재는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사무총장을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구본능 전 총재는 이임사에서 "4년간 투명하고, 공평하게 경영했지만, 돌이켜보면 아쉽다"라고 운을 떼며 "10구단의 창단과 800만 관객, 외적 성장을 했지만, 질적인 면은 아직 부족하다. 특히 한국야구의 산업화에는 많은 숙제가 남았다"고 돌이켜봤다. 동시에 "이제 야구에 대한 열정과 리더십을 갖춘 정운찬 총재가 해줄 것으로 믿는다. 리그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야구인들이 힘을 보태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야구의 산업화'라는 과제를 신임 정운찬 총재의 과제로 남겨둔 것이다.

정 총재는 취임사를 통해 프로야구의 마케팅 활성화와 시스템 구축을 강조했다. 3년의 임기 동안 궁극적으로 프로야구의 마케팅을 통합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정운찬 총재는 취임사에서 "36년에 걸맞는 질적인 성장을 새해부터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한다"라며 "군사정부 주도로 시작된 프로야구가 모기업의 홍보수단 역할을 거쳐, 이제 팬들을 위해 존재하는 프로야구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야 프로야구의 장기적이면서도 시급한 과제인 프로야구의 산업화와 프로야구단의 비즈니스 모드 정착이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기업의 홍보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프로야구가 자립심을 갖도록 체계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정운찬 총재는 "내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연도는 프로야구가 40세의 불혹의 나이가 되는 2021년"이라며 "2020년 3년 동안 KBO리그가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안정된 프로스포츠 리그로 만들어 2021년을 맞이하겠다"고 설명했다.

1년 차인 2018년에는 조직 정비를 들었다. 정 총재는 "KBO 조직 정비, 역량 강화, 제도 개선, 클린 베이스볼의 구체적인 실현, 144경기 경쟁력, 외국인 선수의 효율적 관리 등에 대한 방안을 찾겠다"고 이야기했다. 2년 차 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익 창출을 방안을 내놓았다. 무엇보다 중계권 문제를 짚었다. 현재 KBO의 주수입원은 입장 수익과 더불어 중계권이다. 정 총재는 "현재 KBO리그는 중계권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협상 과정도 개선돼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중계권 가치 평가와 합리적으로 평가받는 계약에 초점을 맞춰 마케팅 수익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임기 마지막인 3년 차에는 궁극적인 목표인 '통합 마케팅'을 통한 수익 창출을 제시했다. 정운찬 총재는 "메이저리그의 성공의 바탕이 된 MLB.com 처럼 KBO.com으로 한국프로야구 통합 마케팅이 빠른 시일 내 이뤄질 수 있도록 기초를 다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MLB.com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홈페이지를 하나로 모아 통합 마케팅을 진행,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또한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던 사건들을 막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프로야구는 도박, 음주 파문, 승부 조작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또한 오심 논란 등 경기 내적으로도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정 총재는 "유독 사건 사고가 많았다. 사건이 표면화될 때마다 즉각적으로 투명하게 처리하지 못해 문제가 커졌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일벌백계의 엄한 규정과 함께 선수 윤리, 도덕 관련 교육, 정보의 교환과 전달을 철저히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모든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해 KBO리그의 신뢰, 위상 제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총재는 이날 "월급을 받고 싶다"고 공언했다. 앞선 구본능 전 총재는 무보수로 일했다. 역대로 KBO 총재 중 보수를 받지 않은 사람은 총 세명이다. 구본능 총재(19, 20, 21대·2011년 8월~2017년 12월), 유영구 총재(17대·2008년 12월~2011년 5월), 박용오 총재(12~14대·1998년 12월~2005년 12월)는 무보수로 일했다. 나머지 10명의 전임 총재들은 일정액의 보수를 받았다. 정 총재는 확실히 일하고, 일한만큼 대가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총재가 보수를 받으면 그만큼 더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정 총재는 "월급 뿐만 아니라 리그 경영을 잘해 인센티브도 받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 총재는 "KBO 총재를 맡으면서 당장 수입원이 없어졌다.(웃음) 열심히 할 것이다. 다른 일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한국은 아직도 서비스에 대한 대가 지불 준비가 덜 되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우리 프로야구는 모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산업화가 필요하다. 비즈니스 모델도 필요하다. 열심히 일하며 연봉도 받고, 더 잘해 인센티브도 받고 싶다. 이는 프로야구 산업화를 감안한 기본적인 이야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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