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병기 전 국가정보원장(70)이 17일 자신이 참석하지 못한 상황에서 치러진 아들의 결혼식에 와준 하객들에게 옥중에서 감사 서한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18일 이목을 끌고 있다.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이 전 원장의 장남 결혼식에서 이 전 원장의 친구는 “꼭 여러분께 전달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다”며 이 전 원장의 편지를 낭독했다.

이 전 원장은 편지에서 “이런 일이 있을 줄은 전혀 상상도 못 했다. 결혼 소식을 보내드린 다음 저의 신상에 문제가 발생해 제가 참석하지도 못한 결혼식에 여러분을 모시게 된 큰 죄를 범하고 말았다”며 사과했다. 또 “제가 법적인 책임을 다하고 나가는 날 인사드릴 것을 약속드리며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데 대해 이 전 원장은 “아비로서 해야 할 도리도 못한 데 대해 자식들에게 미안하고 아픈 마음으로 회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몸은 가지 못해도 마음은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적었다. 또 며느리에게 “우리 가족이 돼준 것에 고맙고 자랑스럽다. 잘 자라준 아들도 고맙고 둘이 합심하고 서로 사랑하며 행복한 일생을 같이하기를 바란다”고 축복했다.

한편 이병기 전 원장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등 손실 및 뇌물공여 등 혐의로 지난 5일 구속기소 된 바 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이 전 원장은 재임 중이던 2014년 7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국정원장에게 배정된 국정원 예산 40억원 가운데 매달 현금 1억원을 8회에 걸쳐 총 8억원을 안봉근 당시 청와대 비서관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화이트리스트’(친정부 성향 보수단체 자금지원) 의혹 수사 과정에서 국정원의 청와대 특수활동비 상납행태를 인지해 ‘문고리 3인방’인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홍보비서관을 구속기소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남재준·이병기·이병호 등 국정원 3명도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혐의로 모두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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