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이은경기자] 일본을 방문 중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아베신조 일본 총리를 만났다. 홍 대표는 아베 총리와 북핵 대응과 관련해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일본 도쿄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나 "한·미·일 자유주의 핵 동맹을 맺어서 북한과 중국의 사회주의 동맹에 대항하자"는 뜻을 전했다. 홍 대표와 아베 총리의 면담은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30분간 총리 관저에서 이뤄졌다. 홍 대표는 면담 뒤 기자들에게 "우리가 얻은 정보에 따르면 북한이 또다시 핵 도발을 할 경우 미국이 '소규모 선제적 국지 타격'도 하게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면담에서 아베 총리는 홍 대표에게 "북핵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며 "지금은 경제 제재에 초점을 맞추지만, 계속되는 도발에 대해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 "한·일 군사훈련을 일본 상공에서라도 했으면 좋을 텐데 그걸 한국이 안 하겠다고 해 아쉽다"면서 "한국이 북한에 8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건에 대해서도 한국이 신중했으면 한다"고 했다.

홍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가 대북 정책을 제대로 수행했다면 우리 당이 지난 10월 미국에 대표단을 보낼 필요도 없고, 오늘 일본에 올 이유도 없었다"면서 "아베 총리와 만났을 때 그 얘기부터 하고 시작했고, 한·일 군사훈련에 우리 당은 찬성"이라고 했다. 홍 대표는 "아베 총리가 '북핵과 관련해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필요 없다'면서 격의 없이 자기 생각을 얘기했다"고 했다.

이날 면담에서 양측은 역사 문제는 깊이 논의하지 않았다. 한국당 관계자는 "면담 말미에 아베 총리가 '한국 국회에 강제징용 노동자 기념상을 세우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일본의 입장을) 한국 의원들에게 잘 설명해달라'고 말한 게 전부"라면서 "홍 대표는 '그 문제를 논의하면 안보 얘기가 희석될 수 있으니 대답하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홍 대표와 아베 총리가 회동한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특히 홍 대표는 이번 방일에 나서면서 "중국은 단 한 번도 북핵을 억제하는 데 제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미국과 일본이지 중국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이와 관련, 홍 대표는 이날 '한국 제1 야당 대표가 일본 총리와 만나 한국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비판이 있다는 일부 지적에 "지금 5000만명이 북한의 핵 인질이 되어 있는데 문재인 정부가 대처를 잘못하고 있기 때문에 바로잡으려 왔는데, 그걸 비판하면 되냐.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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