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롯데 자이언츠와 조쉬 린드블럼(30)이 관계의 매듭을 아름답지 못한 모양새로 지었다.

최근 3년 간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했던 린드블럼은 지난 11일 두산 베어스와 145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KBO리그 4번째 시즌 만에 린드블럼은 부산에서 서울, 사직에서 잠실로 둥지를 옮기게 됐다. 오후에 공식 발표가 있기 전 린드블럼은 SNS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11일 린드블럼은 개인 SNS를 통해 롯데 팬 여러분에게 남기는 글을 올리면서 “재계약 협상 결렬은 딸의 건강문제나 돈 문제가 아니라 오랜 기간 정직하지 못하고 전문적이지 못한 롯데 구단의 처사 때문이다”라며 “나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언론에 게재됐지만 진실은 거의 없었다. 내가 롯데 구단에 FA 조항을 요구한 것은 딸의 건강문제나 돈 문제하고 무관하다. 오랜 기간 정직하지 못하고 전문적이지 못한 구단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가족은 그 동안 구단의 처사를 견뎌야 했지만 더 이상 간과할 수 없었다”며 롯데가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린드블럼과 롯데는 올 겨울 결별했다. 그 동안 결별에 대한 과정은 롯데 구단 쪽 위주로 나온 것이기에 이날 린드블럼의 폭로는 뜨거운 반향을 얻었다.

사실 린드블럼은 외국인 선수지만 롯데 구단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선수였다. 린드블럼은 2015년부터 3시즌동안 롯데에서 뛰면서 통산 28승 27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다. 올해 롯데를 떠났다가 시즌 중반 다시 돌아와 롯데의 후반기 반등을 이끌었다.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93의 빼어난 투구를 펼쳤다. 특히 많은 이닝을 던지며 팀에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다. 팀 동료들과의 친화력도 뛰어났다. 롯데팬들은 린드블럼에 레전드 최동원에 빗댄 린동원이라는 별명도 붙여줬다.

하지만 올해는 시작부터 함께 하지 못했다. 린드블럼의 막내딸 먼로의 건강 때문이었다. 그리고 올 시즌 중반 롯데에 복귀하면서 11월까지 재계약이 되지 않을 경우 보류선수 명단에서 풀어달라는 조건을 달았다. 지난 9일 린드블럼과 롯데의 재계약 무산이 최종적으로 알려지자, 몸값에 대한 이견이 컸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러자 린드블럼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린드블럼은 자신의 딸 건강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언론에 딸 먼로의 건강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 때문에 내가 롯데로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는 핑계를 여러 번 암시했다. 이것은 정도를 지나쳤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롯데는 한 번도 내게 먼로의 건강상태를 물어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롯데 구단은 펄쩍 뛰었다. 구단 프런트 대부분이 이날 시상식과 윈터미팅 일정으로 서울에 있었다. 롯데 측은 “언론플레이를 한 적 없다. 린드블럼과 계약 협상 과정에서 무신경하지 않았다”라며 "선수와 구단이 싸우는듯한 모양새는 좋지 않다. 한때 우리 에이스였다”라고 밝혔다. 두산 구단 역시 소속 선수의 개인적인 감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런 전례가 없었던 입장표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BO리그를 떠나는 용병들의 경우 섭섭함이 있으면 토로하기도 하지만 린드블럼은 내년에도 KBO리그에서 뛴다. 심지어 롯데 선수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롯데는 최동원 선수의 뒤통수도 치더니 결국...”, “롯데 구단은 진짜 일을 희한하게 하는 것 같다”, “왜 항상 끝이 안 좋은 걸까” 등 롯데 구단을 비판하는 의견이 잇따랐다. 반면 “린드블럼 에이전트가 롯데 프런트랑 이간질하는 것 같은데”, “금액 문제 안 맞아서 나가는 거 다 아는데 말이 많네”, “가장 민감한 딸로 언론플레이하면 여론은 가족사 욕 못하니까 머리 굴리는 것 같다”, “200만 불 주면 롯데로 달려갈 거 세상 사람 다 안다” 등 린드블럼을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

한편 두산은 11일 린드블럼과 총액 145만 달러(약 16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두산은 린드블럼을 “키 195㎝, 체중 105㎏의 건장한 체격에 젊은 나이, 위력적인 구위”라 소개하며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롯데는 린드블럼을 대신할 외국인 투수를 물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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