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조은아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최고 '귀하신 몸'이 된 일본의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23)의 행보에 일부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 일본프로야구 간판스타 오타니 쇼헤이

 

"오타니가 우리를 농락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의심이 메이저리그 구단 사이에서 생겨난 것이다.

이는 오타니를 둘러싼 특별한 상황이 구단-선수의 '갑을관계'를 뒤바꿔버린 데서 기인한다.

시속 160㎞의 강속구를 던지면서 홈런도 잘 치는 오타니는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쉽게 보기 힘든 유형의 매우 흥미로운 선수다.

이런 재능에 비해 몸값은 아주 낮다.

미국-일본 야구 포스팅 협정에 따라 오타니를 영입하는 구단은 이적료로 최대 2천만 달러(217억원)만 내면 된다.

여기에 25세 미만 외국인 선수를 대상으로 한해 연봉과 계약금 액수를 제한하는 규정이 있어서 오타니의 2018년 연봉은 500만 달러를 넘지 않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거의 모든 메이저리그 구단이 오타니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선택권을 쥔 오타니는 전체 구단에 질문지를 돌렸다.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고 사용할 예정인지 영어와 일본어로 적어 제출하라고 했다.

구단들은 성심성의껏 '숙제'를 했고, 오타니의 선택을 기다렸다.

오타니는 '결선 진출' 구단 7곳을 정해 면담을 했다.

최종 면접을 본 7개 구단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시애틀 매리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서부에 있는 구단 5곳과 텍사스 레인저스, 시카고 컵스 등 중부 지역 구단 2곳이다.
그런데 오타니의 최종 선택지에서 배제된 동부 지역의 구단들은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메이저리그 유명 칼럼니스트 켄 로즌솔은 기사에서 "일부 메이저리그 고위 관계자들은 오타니의 의사결정 과정에 화가 나고 좌절감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동부에 있는 한 고위 관계자는 "오타니에게 할 발표를 뭐하러 열심히 했는지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7개 구단 면접을 이틀 사이에 진행했다. 빡빡한 일정 탓에 일부 최종 면접을 치른 구단들도 "우리가 농락당하는 것은 아닐까"라며 오타니가 이미 마음의 결정을 해놓고서 '위장 면접'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애틀 매리너스와 LA 에인절스가 트레이드를 통해 계약금을 100만 달러 상향 조정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오타니가 이도류(투타겸업)을 보장하는 팀을 우선시하고 있어 계약금에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론도 있다.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더 고민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 언론에서는 쟁탈전이 3단계에 진입했고 오타니가 구장을 시찰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포스팅시스템 신청과 7구단 면담에 이어 자신이 마운드에 오르는 야구장을 일일히 살펴볼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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