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표에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이라크 주둔 미군을 겨냥해 위협을 가했다. 이어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중동 곳곳에 예정돼 이 지역 우리 공관이 교민과 관광객에 안전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7일(현지시간) 중동언론에 따르면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시아파 무장단체 ‘하라카트 헤즈볼라 알누자바’의 수장 아크람 알카비는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결정은 이라크에 있는 미국을 공격할 정당한 이유가 됐다고 밝혔다. 알카비는 이어 “트럼프의 멍청한 결정은 이슬람권에서 그 단체(이스라엘)을 제거하기 위한 큰 화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중동에 현재 주둔 중인 미국을 노린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첫 공개 위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결성된 알누자바는 이란에 대한 충성과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적이 있으며 이라크에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을 철회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정부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중동과 세계의 안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한 결정에 대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미 행정부는 극단주의를 부추기고 테러리즘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위험한 긴장 고조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공식 선언한 바 있다. 또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할 것도 지시했다.

이에 국제사회와 아랍계는 ‘중동의 화약고’를 건드린 것에 대해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과 영국 총리는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등 국제사회가 반발하고 있고 미국 내에서도 비난이 일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반대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 여행 자제령을 내렸고, 유엔 안보리는 프랑스와 영국, 이집트 등 8개국의 요청에 따라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한편 이스라엘 주재 한국대사관은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한 항의로 팔레스타인 정파들이 6~8일을 '분노의 날'로 지정해 무력 시위를 촉구하는 등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 충돌 사태가 우려된다"고 설명하고, "이스라엘 내 우리 국민은 치안이 불안정한 지역과 병력이 밀집한 곳에 방문을 삼가라"고 당부했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는 이날 서안지역과 동예루살렘에 '총파업'을 선언하고 공공기관, 학교, 쇼핑센터의 문을 닫도록 했다. 주이스탄불 총영사관도 7일 집회가 예정된 지역을 안내하고, 교민과 관광객에게 이들 지역 방문을 자제하라고 조언했다. 이스탄불에서는 미국영사관과 이스라엘영사관, 주요 사원 주위에서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주요르단 대사관도 웹사이트에 미국정부의 이스라엘 결정과 관련한 안전유의 공지문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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