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에 대해 ‘민주주의 역사에서 가장 높이 솟아 빛나는 산’에 비유하며 김 전 대통령이 남긴 ‘통합’과 ‘화합’의 의미를 강조했다. 현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을 두고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에서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유훈을 강조하면서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22일 오후 서울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추념식에서 “오늘 우리는 민주주의 역사에 우뚝 솟은 거대한 산 아래에 함께 모였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독재와 불의에 맞서 민주주의의 길을 열어온 정치지도자가 많지만 김영삼이라는 이름은 그 가운데서도 높이 솟아 빛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손명순 여사와 유족에게 존경과 위로를 표한 뒤 “김영삼 대통령님은 195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 독재 권력에 맞서 온몸으로 민주화의 길을 열었다”며 1954년 만 26세에 역대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후 민주화 운동을 이끄는 야당 지도자의 길을 걸어간 김 전 대통령의 여정을 되짚었다.

이어 문대통령은 김영삼정부의 개혁성과에 대해서 “거제도의 젊은 초선의원은 ‘바른길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대도무문’을 가슴에 새겼고, 40여 년의 민주화 여정을 거쳐 도달한 곳은 군사독재의 끝, 문민정부였다”고 말했다. 또 “문민정부가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남긴 가치와 의미는 결코 폄하되거나 축소될 수 없다. 4.19 혁명과 부마민주항쟁, 광주민주항쟁, 6월 항쟁이 역사에서 제자리를 찾았던 때가 바로 문민정부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군의 사조직 ‘하나회’를 척결하고 광주학살 책임자 법정 소환, 금융실명제와 부동산 실명제 도입으로 경제정의 출발 등 법과 정의에 기초해 ‘역사 바로 세우기’를 함으로써 역사적 청산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김 대통령께서 연 문민시대는 민주주의를 상식으로 여기는 세대를 길러냈고, 문민정부 이후 우리는 더 나은 민주주의를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문 대통령은 “(문민정부의) 신속했던 개혁의 원동력은 민주화와 함께 커진 국민 역량과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믿음이었다”며 ‘적폐청산’과제를 수행하는 자신의 마음가짐을 가다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말한 ‘통합’에는 1987년 민주화 항쟁을 함께 이끌었지만 각각 다른 길을 걸었던 호남과 부산 경남(PK) 민주화 세력을 끌어안겠다는 의미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3당 합당 이후 보수 진영과 함께한 PK 민심을 비롯한 중도·보수 진영을 끌어안으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추도식에는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김수한 전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국민의당 안철수·바른정당 유승민·정의당 이정미 대표,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씨 등 정치권 인사 200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거제 생가에서도 시민과 김 전 대통령 친인척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거 2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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