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박지영 기자] 전남 순천만의 철새 배설물에서 고병원성 H5N6형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확진됐다. 이와 별도로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지역에서 약 40㎞ 떨어진 강원도 양양 남대천에서도 야생 조류의 분변에서 AI 바이러스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전날 전북 고창 육용오리 농가의 바이러스 검출에 이어 AI 전면 확산 조짐이 보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전북 고창 육용오리 농가의 H5N6형 AI 확진에 따른 후속 대책을 발표했다. 전날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위기경보 대응 매뉴얼에 따라 22일 0시까지 전국 가금 농가·차량의 이동을 제한한다. 이 기간 가금 농가·차량·시설을 일제 소독한다. 전국 가금 판매업소 348곳의 소독 횟수는 월 1회에서 4회로 대폭 늘린다.

 

전통시장에서 병아리 판매를 전면 금지한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지 주변 소규모 농가의 가금류 수매·처리는 이달 말까지 끝낼 방침이다. 강원도에 따르면 100마리 이하를 사육하는 가금류 농가 250곳(3500마리)이 대상이다. 현재 78% 정도 수매를 완료했다.

 

정부는 전남 순천과 강원도 양양 지역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해당지역 반경 10㎞ 지역을 ‘예찰지역’으로 설정하고 가금류 이동 통제와 소독을 실시하기로 했다.

 

AI가 발병한 전북 고창 육용오리 농가의 역학조사도 이번 주 중으로 마무리할 방침이다. 해당 농가의 축사시설은 비닐이 찢겨져 있는 등 노후화돼 있다. 축사 지붕에서 야생조류 분변이 다수 확인됐다. 이 농가에서 250m 떨어진 동림 저수지에선 지난달 기준으로 26종의 철새 1519마리가 관찰됐다. 농가의 관리 소홀이 AI 발병의 유력한 원인으로 떠오른 것이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철저히 조사해 평가하고 (관리에 소홀했다면) 개별 농장 및 축산계열화사업자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해당 농가의 인체 감염 위험 예방을 지원키로 했다.

 

정부가 신속하게 대응했지만 ‘AI 청정국’ 지위는 자동으로 박탈됐다. 지난달 13일에 AI 청정국 지위를 회복한지 37일 만이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3개월간 AI가 발병하지 않으면 AI 청정국 지위를 부여하고 신선 가금류 수출을 허용한다. 지난달에 홍콩 등으로 수출을 재개한 것도 이 덕분이었다. 그러나 AI가 다시 발병하면서 신선 가금류 수출은 채 1개월도 되지 않아 중단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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