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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로버트 무가베(93) 짐바브웨 대통령이 에머슨 음난가그와(75) 부통령을 경질하자 군부가 반발하면서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는 무가베 대통령이 살아있다고 발표했지만, 그의 37년 독재정치가 종말을 앞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오전 2시쯤 하라레의 무가베 대통령 사저 근처에서 3∼4분 사이 30∼40발의 총성이 들렸다. 앞서 14일 밤에는 군인들이 국영방송사 ZBC로 이동해 15일 새벽 모든 시설을 장악했고, 이후 하라레에서 탱크 여러 대가 목격됐으며 군 병력과 차량이 의회와 정부기관 건물 접근을 막아섰다. 중심가에서는 폭발음이 수차례 들렸다는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군부 대변인은 ZBC에 출연해 “군사반란을 일으킨 게 아니다”며 “무가베 대통령과 가족은 무사하며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군 동원과 관련해 “나라를 경제, 사회적 고통으로 내몬 범죄자들을 잡아들이기 위해서였다”며 “작전이 달성되는 대로 본래 자리로 복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하라레를 중심으로 긴박한 군사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짐바브웨에 정변이 일어난 것으로 관측했다. 짐바브웨 주재 미국대사관과 영국 외교부는 현지 체류 자국민들에게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안전한 곳에서 머물 것을 권고했다.

군부 수장인 콘스탄틴 치웽가 장군은 13일 기자회견에서 무가베 대통령을 향해 “해방전쟁 참전용사 출신 정당 인사들을 겨냥한 숙청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앞서 6일 무가베 대통령은 차기 대통령 후보로 꼽히는 음난가그와 부통령을 경질했다. 국방장관을 지낸 음난가그와는 독립운동군 출신으로 군부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부통령 경질을 놓고 무가베 대통령이 부인 그레이스(52) 여사에게 대권을 물려주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많다. 그레이스는 부통령 경질 하루 전 한 행사에서 “대통령에게 나를 후계자로 지명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 외신은 군부가 그레이스 여사의 측근인 이그네이셔스 촘보 재무장관을 감금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짐바브웨 이웃국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이 15일(현지시간) 이와 관련 “위헌적인 정권교체”에 대해서도 저항할 것을 촉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남아공 정부는 성명을 내고 제이컵 주마 대통령이 "짐바브웨에서의 진행 상황이 위헌적인 정권 교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희망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성명은 주마 대통령이 짐바브웨가 "정치적 교착상태를 우호적으로 해결할 것을 호소하면서 짐바브웨 군에 대해서는 평화 유지 보장을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남아공은 짐바브웨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국가이다. 수백만 짐바브웨 국민들이 일자리를 찾거나 무가베 정권을 피해 남아공에서 거주하고 있다.

또한 제이컵 주마 대통령은 군부 쿠테타 발생설이 돈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잘 있다”고 전했다. BBC에 따르면 15일 오후 짐바브웨 바로 밑의 남아공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주마 대통령이 이날 무가베 대통령과과 통화했으며 무가베가 "집에 갇혀 있으나 별다른 일 없이 괜찮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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