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커뮤니티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국내에 초대형 투자은행 (IB) 5곳이 탄생했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오후 정례회의에서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개 증권사에 대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및 한국투자증권 단기금융업 인가’를 심의·의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핵심사업인 어음발행 등 단기금융업 인가를 홀로 받았다. 이날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시장은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1호 초대형 IB로서 전 금융권과 당국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된 것에 대해 무한한 책임감을 갖고 있습니다. 업계 최고 수준의 IB 역량을 활용해 한국판 '골드만삭스' 모범 모델을 시장에 안착시키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유 사장은 "약 1년여 간의 긴 시간 동안 충실히 준비해왔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금융당국의 단기금융업 업무 도입의 취지에 발맞춰 개인고객에게는 신규 자산 증식 수단을 제공하고 혁신기업에는 모험자본을 적극 공급해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발행어음 조달 규모 계획에 관해서는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은 기간을 감안해 올해 목표는 말잔 1조원을 예상한다"며 "내년은 4조원, 3년차는 6조원, 4년차는 8조원 이상까지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발행어음 운용 전략으로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서 1년 6개월까지 순차적으로 50%까지 늘리도록 유예를 두었으나 가능하면 초기에 50%를 초과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며 "특히 혁신·중소기업에 모험자본 공급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가 기업 자금조달 시장의 다변화를 위해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키우겠다며 2011년 7월 초대형 IB 육성 계획을 발표한 지 6년 4개월 만의 일이다. 초대형 IB 지정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인적·물적설비, 이해상충 방지 체계 등의 지정 요건만 갖추면 가능하다. 증권사 5곳은 그동안 요건을 갖추기 위해 다른 증권사들을 인수·합병(M&A)하거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몸집을 불려왔다. 올해 6월 말 현재 자기자본은 미래에셋대우가 7조 149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NH투자증권 4조 6925억원, 한국투자증권 4조 3450억원, 삼성증권 4조 2232억원, KB증권 4조 2162억원 등이다. 금융위는 한국투자증권 외 단기금융업을 위한 심사가 완료되지 않은 4개 증권사는 심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원회 심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번에는 한 개 증권사만 단기금융업 인가를 했지만 금감원 심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다른 증권사도 인가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번 인가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 200% 한도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하는 등의 단기금융을 할 수 있다. 단기금융의 최소 50%는 기업금융으로 운용해야 한다. 기업금융으로 분류되는 자산은 기업 대출·어음 할인과 매입, 발행시장에서 직접 취득한 기업 증권, 유통시장에서 취득한 코넥스 주식과 A등급 이하 회사채 등이다. 자기자본이 8조원 이상이면 고객예탁자금을 통합, 운용하고 수익을 지급하는 종합투자계좌(IMA)와 부동산담보신탁 업무를 할 수 있지만 아직 해당 증권사가 없다. 증권사 5곳은 우선 기획재정부에 외환업무 변경 등록 절차를 거쳐 초대형 IB로서 역할을 시작할 전망이다. 단기금융업 인가가 나지 않아도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기업에 대한 환전 업무를 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환전업무와 발행어음 사업을 수행할 수 있고 다른 4개 증권사는 일단 외환업무만 진행하게 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