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강남 초대형 교회인 명성교회 담임목사직에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가 부임하면서 그간 논란이 됐던 ‘부자세습’이 사실상 완료됐다.

일요일인 지난 12일 김하나 목사는 지난 3년간 몸 담았던 새노래명성교회의 담임목사직을 사퇴하고, 이날 저녁 명성교회에서 위임 예식을 치른 뒤 위임목사로 취임했다. 김하나 목사는 이날 오전 사임 인사를 통해 “그동안 밖에서, 미디어에서 해 온 이야기들에 매우 일리 있고 타당한 지적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이 결정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제가 지고, 비난을 받겠다”고 말했다. 명성교회는 2014년 김하나 목사가 명성교회의 지부격인 새노래명성교회를 세우고 담임목사로 부임할 때부터 부자세습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교회 측은 “세습은 없을 것”이라며 김삼환 목사 정년퇴임 후 담임목사를 새로 찾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청빙했다.

일각에서는 “변칙 세습으로 1000억 원대가 넘는 교회의 재정권을 사실상 대물림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명성교회는 등록신도 수가 10만 명, 연간 교회 예산이 약 1000억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3년 9월 명성교회가 속해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측은 정기총회를 통해 ‘세습금지법’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지난 9월 예장통합 제 102회 정기총회에서 ‘세습방지법이 성도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어 이를 삭제하고 수정·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총회 헌법위원회의 보고서가 수용됐다. 헌법위는 ‘교회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성도들이 합법적인 회의를 거쳐 숙고 끝에 청빙을 하는 과정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이유를 밝혔다. 이를 근거로 명성교회는 부자세습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김하나 목사 청빙 절차를 밟았다. 김하나 목사가 공식적인 과정과 여러 측면에서 엄정한 검증을 통해 선정된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는 것이 교회의 입장이다. 지난달 서울동남노회 제73회 정기노회에서 김하나 목사 청빙청원안이 통과됐고 명성교회는 논란속에서도 예정대로 청빙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목사직 승계 절차가 마무리 됐지만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달 초 예장통합 소속 목회자 538명은 명성교회 세습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학생들은 14일 장로회신학대 한경직기념예배당 앞에서 명성교회 세습반대 기도회를 열 예정이다.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는 지난 5일을 시작으로 매 주일 명성교회 앞에서 세습 철회 시위를 열기로 했다.

한편 이를 접한 이영표 KBS 축구해설위원은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 수십년간 한국교회를 대표했던 한 목사의 마지막 퇴장이 비참하게 ‘세습’이라는 이름으로 끝나고 말았다”며 명성교회 세습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이 위원은 “모든 인간에게 등장보다 퇴장이 훨씬 중요한 이유는 누구든지 자신의 마지막 무대에서 퇴장하는 그 모습 그대로 역사속에, 사람들의 기억속에 즉시 재등장하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오늘 수십년 동안 한국교회를 대표했던…어쩌면 존경받는 모습으로 떠날수 있었던 한 목사의 마지막 퇴장이 비참하게 ‘세습’ 이라는 이름으로 끝나고 말았다”며 “그리고 퇴장하는 모습 그대로 이미 한국교회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 부끄러운 모습으로 재등장 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영표 위원은 “아무리 판단력과 분별력을 상실한 시대에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판단 과 분별 의 경계가 희미해진 사람들에게서 ‘판단하지 말라’는 말을 듣는 것은 여전히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작은 생각으로 그저 다를뿐인 것을 틀렸다고 판단하는 사람은 되지 말자…그러나 분별력을 상실한 채 틀린것을 단지 다를 뿐 이라고 말하는 상실의 사람은 더 더욱 되지 말자”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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