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10대 때 사람을 죽인 적이 있다고 또다시 ‘살인 고백’을 했다.

이 발언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벌이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인명 경시에 대한 인권단체들의 비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필리핀 온라인매체 래플러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전날 오후 베트남에 도착, 필리핀 교민들을 만난 자리에서 마약 소탕전을 언급하며 자신이 16살 때 사람을 찔러 죽였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내가 10대 때 감옥을 드나들었고 여기저기서 싸웠다”며 “16살 때에는 어떤 사람을 죽였다”고 주장했다.

현재 72세인 두테르테 대통령은 고등학교 시절에 2차례 퇴학당하고 3번째 학교에서 졸업할 정도로 반항 기질이 강한 ‘문제아’로 알려졌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의 고향인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에서 시장으로 재직할 때 오토바이로 시내를 순찰할 때 개인적으로 마약 용의자를 죽였다고 작년 12월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1988년 다바오시 시장에 처음 당선된 뒤 총 22년간 시장으로 근무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시장 재직 초기에 중국인 소녀를 유괴, 성폭행한 남성 3명을 직접 총살한 적이 있다고 지난 대선 때 인정했다.

한편 AP통신 등은 9일(현지시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만남을 앞두고 미국은 '세계화의 첫 희생자'라는 주장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베트남 다낭을 방문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9일 미국이 처음으로 세계화에 희생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펼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며 그를 옹호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다낭에서 열린 기업인들과의 대화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덩샤오핑 전 국가주석이 1970년대 중국의 시장을 개방한 이후 저임금과 낮은 세금을 노린 미국 제조업체들이 중국으로 공장을 옮기면서 미국 근로자들이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8일 필리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다른 국가 지도자들이 APEC 정상회의 기간 필리핀의 '마역과의 전쟁'에 대해 인권문제를 거론하면 '내버려둬라. 당신들이 상관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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