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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고가 논란에 휩싸였던 폐암 신약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의 보험 급여가 가시화되면서 환자의 치료비 부담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한국아스트라제네카와의 3차 약값 협상을 통해 타그리소의 약값을 확정 지었다. 협상 타결로 타그리소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해지면서 한 달에 1000만원을 넘어섰던 약값이 앞으로는 20~30만원대로 확 줄어들어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합의된 약값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월 400만~500만원대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타그리소는 기존 항암제에 내성이 생겨 더는 쓸 치료제가 없는 폐암 환자에 투여하는 3세대 표적 치료제다. 하지만 한 달에 1000만원, 1년이면 1억원을 뛰어넘는 약값으로 환자의 부담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타그리소는 지난 8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가 적정하다는 판정을 받은 후에도 공단과 제약사 간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다 결국 8일 3차 협상에서야 타결됐다. 공단과 제약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은 가격 때문이다. 동일한 3세대 폐암 표적치료제인 한미약품의 '올리타'의 한 달 기준 약값은 260만원인데 반해 타그리소는 70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올리타는 한미약품이 3세대 폐암 신약으로 개발한 치료제로 타그리소와 경쟁관계에 있다. 이에 제약업계에서는 타그리소 국내 약가가 전 세계 최저 수준으로 결정된 데에는 한미약품의 ‘올리타’와의 경쟁구도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리타를 혁신 신약으로 인정해 임상 2상만 거친 채 국내 우선 시판 허가를 내줬다. 올리타는 지난달 약가 협상을 통해 한 달 150만원 수준에서 약값을 결정했다.

제약사 관계자는 "한미약품이 기존 항암제 대비 파격적인 약가를 제시하면서 해외 신약 타그리소 약값만 높게 쳐줄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국내 제약업계 연구개발(R&D) 역량이 개선되면서 해외 제약사와의 협상 능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타그리소는 약가 협상을 통해 가격을 내렸다고 하더라도 올리타보다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올리타 실패 환자나 올리타가 입증하지 못한 뇌 전이 환자 등으로 보험급여 범위가 제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약값 협상은 타결됐지만 이후 일정은 알 수 없다"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고시되면 정확한 약값과 환자 부담금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환자단체총연합회는 "말기 폐암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협상 타결을 환영한다"며 "신속하게 건정심을 소집해 타그리소 안건을 심의하고 고시해 하루라도 빨리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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