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인간극장'에서 청각장애를 딛고 발레리나로서 세상과 소통 중인 고아라 씨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8일 오전 방송된 KBS1 교양프로그램 '인간극장'은 '아라씨, 한 걸음 더' 3부로 꾸며졌다.

한 동작 한 동작을 음악과 맞춰야 하는 발레리나에게 음악을 제대로 듣고 해석하는 건 중요한 일. 그런데 청각장애가 있어 잘 듣지 못하는데도 아름다운 몸짓으로 감동을 선사하는 발레리나가 있다. 고아라씨가 그 주인공이다.

아라 씨는 생후 4개월 때 고열의 후유증으로 청각장애의 일종인 '감각신경성 난청'을 얻어 청력을 거의 잃었다. 왼쪽 귀로만 희미하게 들을 수 있어 청각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어머니 김윤주(55) 씨는 딸의 갑작스러운 장애 판정에 큰 충격을 받았지만, '엄마'이기에 다시 일어서야 했다. 윤주 씨는 딸 아라 씨에게 상대의 입 모양을 보고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구화(口話)'를 가르쳤다. 딸이 비장애인들과 어울려 살아가길 소망했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교육은 혹독하고 철저했다. 어머니의 헌신과 본인의 피나는 노력 끝에 아라 씨는 비장애인과도 대화내용의 80% 정도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

프리랜서 발레리나 아라 씨의 소망은 자신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더 많아지는 것이다. 발레 학원에 취직하려고 한 적도 있지만, 청각장애를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했다. 현재 아라 씨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무용가가 함께 만든 공연단인 '빛소리 무용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휠체어 무용수인 남성단원과 스탠딩 무용수인 여성 단원이 함께 추는 춤은 발레보다 동작이 크고 격렬하다. 아라 씨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조화를 이룬 춤"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아라 씨가 이렇게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데에는 남자친구 남범민(32) 씨의 존재가 컸다. 8년 동안 아라 씨가 위기에 부딪힐 때마다 범민 씨는 곁에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서로가 활력소가 되어 주었던 두 사람은 드디어 내년 4월에 부부의 연을 맺기로 한다. 한창 결혼준비에 설레는 아라 씨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가족과 잘 소통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현실의 한계에 부딪칠 때마다 좌절이 아닌 견디는 법을 터득했다는 아라 씨. 한 걸음, 한 걸음씩 앞으로 내딛는 그의 도전은 이번에 또 어떤 기적을 불러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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