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커뮤니티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이집트의 랜드마크 ‘그레이트 피라미드’에서 거대한 공간이 발견됐다.

2일 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는 일본 나고야대, 프랑스 파리-사클레대, 이집트 카이로대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진 '스캔 피라미드 미션'(Scan Pyramids Mission)팀이 4500년 전에 건설된 이집트 기자의 ‘그레이트 피라미드’에서, 비행기도 들어갈 수 있는 길이 30m·폭 15m 크기의 새 공간(空間·void)이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물리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은 우주선(宇宙線) 촬영 기술을 이용해 이 공간을 발견했으며, 19세기에 이 피라미드 안에 통로가 발견된 이래 이런 크기의 공간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기자의 피라미드는 당시 파라오였던 ‘쿠푸(Khufu)’에 의해 BC 2560년경에 세워졌으며, 높이 139m로 서기 1300년까지 인간이 만든 최대의 건축물이었다. 또 이집트의 다른 피라미드가 파라오의 무덤 위에 세워진 것과는 대조적으로, 피라미드 안에 파라오와 왕비의 무덤을 비롯한 여러 석실(石室)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년 동안, 이집트 카이로대학의 ‘헤리티지 혁신·보전 프로젝트’ 팀과 이집트 정부는 피라미드의 외관을 해치지 않고 소립자 물리학 기술을 이용해 피라미드 깊은 곳까지 스캔하는 ‘스캔 피라미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돌을 관통할 수 있는 아원자인 뮤온(muon)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우주선(宇宙線) 촬영 기술을 적용했으며, 이는 X 레이 촬영과 비슷하지만, 더 깊은 곳까지 촬영할 수 있다. ‘뮤온 스캔 기술’은 피라미드의 내부와 주변에 특수 ‘판’을 심어서 진행됐다. 비가 내릴 때 빗방울이 빈 공간은 통과하지만, 단단한 표면에서는 흡수되거나 반사되는 성질을 이용했다. 이러한 정보를 통해 어떤 게 돌이고 아닌지를 식별해 공간의 궤도를 연구했다. 피라미드 내부에 발견된 구멍을 3각 측량하기도 했다.

뮤온 검출법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의 내부 상태를 알아볼 때도 사용된 바 있다. 이번 피라미드 탐사는 현대 입자물리학이 고대 유적의 구조를 밝히는 데 기여한 사례로서, 향후 지구 내부에 대한 연구에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발견된 빈 공간의 용도가 무엇일지도 관심을 끈다. 미국 고고학자 마크 레너는 “피라미드를 지으면서 대회랑의 매우 좁은 지붕을 피라미드 상부의 무게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빈 공간을 뒀을 수 있다"고 BBC에 말했다. 반면 다른 학자들은 그런 목적이라고 보기엔 공간의 크기가 너무 크다는 반론도 제기하고 있다. 현재로썬 이 공간에 귀중한 물건들이 들어있는지 등은 알 수 없는 상태다. 뮤온 촬영에 이어 프랑스 국립 컴퓨터공학연구소팀은 이 빈 공간에 대한 추가 조사를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방법은 강구 중이다. 이집트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사항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지름이 3cm에 불과한 작은 구멍을 이번에 발견된 공간까지 뚫고 매우 작은 로봇을 넣을 생각"이라며 “기본적으로 날아다니는 로봇을 만들고 있다"고 BBC에 말했다.

피라미드의 내부에 뭐가 더 있는지는 지금까지 수년간 논쟁이 있었다. 이 거대한 구조물의 내부를 들여다볼 방법이 없었던 탓이다. 이번에 이 새로운 빈 공간이 발견됐지만, 공간의 용도를 알 수 없어서 궁금증은 증폭된다. 이 빈 공간은 지금까지 드러난 피라미드 내 ‘통로’로부터도 차단돼 있어, 현재로선 접근할 방법이 없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