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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에서 인공지능은 프로게이머 벽을 넘기엔 너무 부족했다. 프로게이머 송병구가 인공지능(AI)와의 대결에서 4:0으로 완승했다.

31일 세종대·세종사이버대학교는 학생회관에서 ‘인간 vs 인공지능 스타크래프트 대결’을 개최했다. 이날 프로게이머 송병구는 인공지능과 대결에서 4대 0으로 압승을 거뒀다. 국내에서 스타크래프트 인공지능과 대결을 벌이는 프로게이머는 송병구가 처음이다.

송병구와의 대결에는 김경중 세종대 교수팀이 개발한 MJ봇 외에 호주의 ZZZKBOT, 노르웨이의 TSCMOO, 미국 페이스북이 개발하고 있는 CherryPi가 나섰다. ZZZKBOT은 국제전기전자기술협회가 주회한 CIG 스타크래프트 대회에서 2374전 1790승 584패로 승률 75.40%를 기록해 1위에 오른 바 있다. 같은 대회에서 TSCMOO는 2375전 1750승 625패로 승률 73.68%를 기록해 2위를 기록했으며 MJ봇은 3위다. 페이스북의 CherryPi는 세계 AI 스타크래프트 대회(AIIDE)에서 28개 참가사 중 6위에 올라있으며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전략 게임을 사용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번 대결은 세종대학교에 재학중인 이승현, 최철순 학생이 각각 3게임, 송병구가 4게임 등 총 10경기가 진행됐다. 일반인과 인공지능의 경기에서는 총 6경기 중 인공지능이 5경기 승리를 따내며 사람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송병구는 인공지능의 공격을 막아내고 역습을 시도하는 방식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송병구는 초반부터 상대 병력을 줄여주고 피해를 최소화 하는 방식으로 우위를 점했다. 특히 마지막 경기에서는 질럿 1기와 일꾼을 통해 인공지능의 저글링 공격을 막아내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송병구는 “가장 처음 상대한 테란 MJ봇과 경기를 할 때는 상대가 꼼꼼하게 플레이 해 일반 사람이 플레이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하지만 인공지능 특성상 미흡한 부분이 있었고 그것을 파고들어 이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간과의 가장 큰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는 “인공지능이 컨트롤 부분에서 사람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며 “뒤에 세 게임은 처음 빌드부터 많이 부족했다. 여유 있게 게임했다”며 “저그는 솔직히 좀 기본 일반 컴퓨터가 더 나았던 것 같다”고 일갈했다. 또한 그는 “개발 과정에서 프로게이머가 직접 참여한다면 완성도가 더 높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MJ봇을 개발한 김경중 교수는 “인공지능이 경기 후반으로 넘어가면 해볼만 한데 초반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이 패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AI를 상대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사람을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한 학습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게이머가 그동안 가진 수준 높은 수천 경기 이상의 경험과 스타크래프트에 특화된 다양한 게임 전술을 구사하는 반면, AI 게임 봇이 이 같은 학습을 하지 못하고 정해진 로직 안에서만 스스로 플레이하는 것이라서 어느정도 결과는 예상됐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대화형 챗봇 개발 이후 AI 게임 봇 개발에 뛰어들었고, 구글 딥마인드는 바둑 이후 스타크래프트를 위한 AI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인간의 한계를 넘기 위한 AI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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