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놈들의 전성시대’ 영화 감춰진 아버지 최민식 父情

[코리아데일리 괵지영 기자]

최민식과 하정우, 당대를 대표할 만한 신구세대 연기파가 양 날개를 책임진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전성시대’는 자신만의 고유한 개성과 포스를 가진 배우들이 탄탄하게 포진, 극의 재미를 촘촘하게 완성하는 영화다.

피보다 진한 의리로 부산을 접수해 가는 최익현(최민식)과 최형배(하정우), 두 사람의 전성기 뒤편으로 스멀스멀 피어 오르는 배신의 징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두 사람 사이에 배치된 다양한 인물군단이다.

형배를 향한 콤플렉스가 강한 경쟁조직 두목 김판호 역의 조진웅, 형배의 지시로 익현을 형님으로 깍듯하게 모시지만 내심 자신을 제치고 형님의 신뢰를 얻은 익현이 못마땅한 형배의 오른팔 박창우 역의 김성균, 익현과 마찬가지로 뼈 속 깊이 건달일 수는 없는 핸디캡을 가진 익현의 매제 김서방 역의 마동석, 그리고 부산 지역에서 범죄와의 전쟁을 진두 지휘하는 악질검사 조범석 등 강렬한 마스크와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과 연기력으로 무장한 배우 군단은, 쉴 틈 없이 이야기가 전개되는 영화에서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법의 편에 서 있건 그 반대편에 서 있건, 철저하게 자신의 목표를 위해 발버둥 치는 이들의 모습은 80년대의 시대적 분위기를 대표하는 밉지 않은 나쁜 놈들로 악당 열전의 진면목을 이 영화를 통해서 느낄수 있다.

▲ 영화스틸

한편 영화 범죄와의 전쟁은 전쟁 같았던 3개월 간의 제작기 1탄! 로케이션 전쟁이란 수식어를 갖고 있다.특히 100% 올 로케이션에 도전. 2011년에 80년대 부산을 스크린에 옮긴 국내 초 대형 프로젝트가 그속에 담겨있다.

한편 범죄와의 전쟁은 기본적으로 2-30개의 공간이 등장하는 일반 영화에 비해 100여가지도 넘는 공간들이 등장한다. 차라리 사극이라면 그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상상력이 들어갈 여지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2011년에 80년대 부산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옮겨야 하는 미션을 태생적으로 타고 났다.

80년대는 가까운 과거, 사람들의 기억 속에 아직은 추억이 담긴 시대다. 가장 쉬운 선택지는 세트를 제작하는 것이지만 한정된 예산상 제작팀은 올 로케이션을 선택해야 했다.

이 영화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은 “그냥 단순히 거리를 한 번 찍자고 하면, 한 마디로 토가 나온다”라고 밝힌 말대로 제작팀은 그 시대의 부산을 찾아 대구, 울산, 청주, 전주, 부안, 서울, 인천 등 전국 방방곡곡을 떠돌아 다니기 시작했다.

21세기 대한민국, 언제나 재개발 중이거나 공사중인 한국에 남아있는 80년대 부산의 향취를 간직한 공간을 찾아내는 것 자체가 난제였다. 그리고 어렵게 촬영 장소가 결정되면 미술팀은, 영화 속에 나오는 모든 공간을 한가지 톤으로 유지하기 위해 직접 수작업으로 제작하고 대여한 디테일한 미술 소품들을 더하며 완벽하게 80년대 부산의 모습으로 재현해 리얼함을 더했다.

영화의 한 연출자는 “직접 만든 공간이 없어서 미술이 뭘 했다고 말하기가 어렵다”고 밝힌 겸손한 소감은 오히려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의 스탭들이 겪은 고충을 거꾸로 증언하는 고백으로 들린다. 주어진 공간 내에서 고증과 영화적 창조 사이, 그 어려운 줄타기를 성공적으로 완성했기 때문이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줄거리 & 결말

1982년 부산. 해고될 위기에 처한 비리 세관원 최익현(최민식)은 순찰 중 적발한 히로뽕을 일본으로 밀수출, 마지막으로 한 탕 하기 위해 부산 최대 조직의 젊은 보스 최형배(하정우)와 손을 잡는다. 머리 쓰는 나쁜 놈과 주먹 쓰는 나쁜 놈, 부산을 접수하다!

익현은 탁월한 임기응변과 특유의 친화력으로 형배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한다. 주먹 넘버원 형배와 로비의 신 익현은 함께 힘을 합쳐 부산을 접수하기 시작하고, 두 남자 앞에 나쁜 놈들의 전성시대가 펼쳐진다.

넘버원이 되고 싶은 나쁜 놈들의 한판 승부. 범죄와의 전쟁 하지만 1990년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되자 조직의 의리는 금이 가고 넘버원이 되고 싶은 나쁜 놈들 사이의 배신이 시작된다.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한판 승부, 최후에 웃는 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가 감상 포인트이다.

특히 제목 그대로 노태우 대통령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1990년 10월, 매스컴의 카메라 플래쉬 세례 속 폭력조직 두목으로 체포된 최익현의 모습에서 시작한 영화는 그 직후, 1982년으로 경쾌하게 돌아간다.

일개 세관 공무원이었던 그가 겨우 10년 만에 어떻게 변신했는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영화는 그와 최형배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군상들이 활약하는 부산의 80년대를 파노라마처럼 펼쳐 놓는다.

권력과 밀착하고 이권을 따내고 경쟁조직을 제압해 나가며 함께 부산을 접수해 나가는 두 사람의 과정은 때론 폼나고 낭만적으로, 때론 찌질하고 잔인하게 그려진다. 정의와 질서가 아닌 힘의 논리가 지배하고, 돈과 주먹과 권력이 공생했던 80년대의 풍경은 단순한 복고나 향수를 자극하는 소재에 머물지 않고, 21세기 대한민국과 묘하게 겹쳐지면서 극의 재미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특히 최민식과 하정우, 당대를 대표할 만한 신구세대 연기파가 양 날개를 책임진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는 자신만의 고유한 개성과 포스를 가진 배우들이 탄탄하게 포진, 극의 재미를 촘촘하게 완성한다. 피보다 진한 의리로 부산을 접수해 가는 최익현(최민식)과 최형배(하정우), 두 사람의 전성기 뒤편으로 배신의 징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두 사람 사이에 배치된 다양한 인물군단이다.

조진웅, 김성균, 마동석, 곽도원... 강렬한 마스크와 독특한 개성으로 무장한 배우 군단은, 쉴 틈 없이 이야기가 전개되는 영화에서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법의 편에 서 있건 그 반대편에 서 있건, 철저하게 자신의 목표를 위해 발버둥 치는 이들의 모습은 80년대의 시대적 분위기를 대표하는 밉지 않은 나쁜 놈들로 악당 열전의 진면목을 선보인다.

국내 최고의 액션 영화를 만든 윤종빈 감독은 1979년 부산에서 출생하여 재학 시절 단편영화 ‘남자의 증명’(2004)으로 미쟝센 단편영화제 코미디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영화감독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후 ‘용서받지 못한 자’(2005)로 제 10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초청되는 등 성공적 데뷔를 한다. 2008년 ‘비스티 보이즈’, 2011년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로 제48회 백상예술대상 대상 등을 수상하며 상업영화 감독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한 윤 감독은 이후 ‘군도’(2014), ‘공작’(2017) 등을 연출해 한국영화의 간판 스타 감독으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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