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아 세일 페스타 홈페이지

‘코리아 세일 페스타’ 개막이 불과 하루 앞인 27일인데 ‘축제’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소비자가 가장 궁금한 세일 상품(참여 업체별 대표 상품) 페이지엔 26일 현재 ‘9월 말 오픈 예정입니다’라는 메시지뿐이다. 축제를 알리기 위한 음악회도, 문화제도 없다. 산업통상자원부 담당자는 아직도 참여 업체를 모집하러 다닌다.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오는 28일부터 10월 31일까지 34일간 펼쳐진다. 유통, 제조업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숙박, 외식 등 서비스 분야 등 400개사가 참여하는 '역대급' 할인행사다. 정부 부처와 민간 기관이 손잡고 내수 활성화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사드 보복•북핵 실험에 따른 방한 관광객 감소와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황금연휴로 인한 해외 여행객 증가 등 각종 '악재'로 지난해보다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2회를 맞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행하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코리아 그랜드세일’을 합쳐 지난해 처음 개최됐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쇼핑•관광축제'를 내세웠다. 올해는 지난해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해 나아진 모습을 기대했지만, 되레 흐지부지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코리아 세일 페스타 흥행을 견인한 것은 요우커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이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참가한 주요 유통업체들의 업태별 매출 실적을 보면 외국인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면세점의 흥행이 돋보였다. 면세점은 2015년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10월1일~11월2일) 행사 기간에 비해 매출이 36.6%나 늘었다. 내국인들이 많이 찾는 백화점 매출이 8.8%, 대형마트가 0.5% 증가한 것에 비하면 지난해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외국인 관광객으로 톡톡히 특수를 누린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드 리스크와 북핵ㆍ미사일 도발의 여파로 요우커 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도 급감한 상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776만676명이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20.9% 감소한 수치다. 한국에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같은 기간 46.5% 줄어들었다.

합심해야 할 정부와 업체는 ‘책임 핑퐁’만 하고 있다. 정부는 “업체 좋자고 만든 행사인데 업체 스스로 홍보해야 한다”고 밝힌다. 정작 업체는 “정부 눈치 보느라 억지로 참여하는데 정부는 홍보는 안하고 뒷짐만 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애초에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만든 것은 말레이시아•태국 등 다른 국가도 이런 행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세계 각국이 관광객을 놓고 경쟁하는 입장인데, 전 정부의 작품이라고 방치할 순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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