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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21일 여성 비서를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이 전격 사임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현존하는 재벌 총수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남은 창업 1세대 기업인이다.

김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제 개인의 문제로 인해 회사에 짐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오늘 동부그룹의 회장직과 계열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근 제가 관련된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 특히 주주, 투자자, 고객, 그리고 동부그룹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혐의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강제추행 의혹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여론에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진만 전 국회부의장의 장남인 김 회장은 1969년 고려대 재학 중 미륭건설을 창업해 건설업에 뛰어든 뒤 1970년대 중동 건설 경기 붐을 바탕으로 사업을 키워 금융, 보험, 석유화학, 전자 등으로 업종을 확장했다. 지난 2005년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을 맡으면서 비슷한 시기에 동부그룹 회장이 된 김 회장은 최근에는 그룹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그룹명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했다. 김 회장은 창업한 지 48년 만에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회장 자리에서 퇴진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한편 김 회장 사임의 후속조치로 이근영 전 금융감독원장이 동부그룹 신임회장으로 선임됐다. 회사 측은 “이근영 회장은 공직과 민간부문에서 경륜과 경험을 쌓아 왔으며, 동부그룹 여러 계열사의 사외이사, 고문을 역임하는 등 오래 전부터 인연을 맺어왔다”면서 “김준기 회장 사퇴에 따른 그룹 내부 혼란을 수습하고 경영을 쇄신해 나갈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근영 회장을 중심으로 계열사별 전문경영인에 의한 자율 책임경영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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