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여성 인사들과의 토크콘서트에서 여러 쓴소리를 듣고 진땀을 흘렸다.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인근 한 카페에서 진행된 한국정치:마초에서 여성으로라는 제목의 당 혁신위원회가 각계 각층의 여성인사를 초청한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취약기반 중 하나인 여성층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성들과 솔직한 만남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이날 토론 참석자들은 한국당이 성차별적이고 나이 든 이미지를 개선해야 함과 동시에 여성의 정치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요구했고, 당측 인사들과 대담자들 사이에서는 날 선 신경전이 오갔다.

홍 대표는 강월구 강릉원주대 초빙교수가 젠더폭력을 주제로 한 발제를 하자 “젠더폭력이라는 것이 선뜻 이해가 안 된다”고 설명을 해달라고 했다. 이에 강 교수가 “남성과 여성사이의 권력관계가 불평등해져서 그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 젠더폭력”이라고 설명했다. 같이 듣고 있던 류석춘 혁신위원장이 이와 관련해 “과거에는 우리 사회에 그런 문제들이 있었지만 요즘엔 남성이 물리적이나 신체적으로 여성을 강제로 한다는 것은 이미 지나간 일”이라며 “남여 성평등을 넘어서 여성이 우월적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토론석에서는 “아니다. 아무도 동의하지 않는다”는 비판 발언이 터져나왔다. 채경옥 한국여성기자협회 회장은 "당 대표가 '젠더 폭력'이 무엇이냐고 묻고, 류 위원장이 부연설명을 하는 것을 들으니 '한국당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꼬집었다.

연달아 여성계 인사들한테 ‘쓴소리’를 들은 홍 대표는 “‘트랜스젠더’는 많이 들었는데 젠더라고 (단어를) 딱 떼어서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보기는 오늘이 처음이다. ‘젠더폭력’이라고 해서 이게 뭔 뜻이냐. (주최측의 자료에서) 써놓은 것도 잘 이해가 안 되서 그래서 물어본거다”고 항변했다.

이어 홍 대표는 “‘꼰대당‘이라고 한 것, 시조는 이회창 전 총재 일거다”라며 여성과의 소통에 소홀했다는 지적에 억울하다고 반박하며 “비록 탄핵 당하고 구속되고 했지만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탄생시켰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송영숙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은 "여성대통령 탄생에 여성계도 기대했지만, 실상은 여성들을 장·차관 등 고위층에 등용하지 않았다"며 "박 전 대통령도 모두가 알만한 배경 때문에 당선된 것이지 그냥 여성이었다면 대통령이 안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시간 가량 이어진 토론이 끝나자 홍 대표는 기념사진도 찍지 않은 채 곧바로 토론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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