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란정, ‘비극의 뒷 면모에 감춰진 역사의 숨결

[코리아데일리 강도현 기자]

국내에 있는 석란정은 강원도에 있는 암자와 전라북도 정읍시 내장동 내장산에 있는 사찰 등 두군데가 있다.

이러한 국내의 오랜 건축물인 석란정이 17일 강원 강릉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중에 소방관 2명이 숨지는 등 화마에 대해 네티즌들이 안타까워 하고 있다.

이날 강원도 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4시 29분께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불을 끄던 경포119안전센터 소속 이영욱(59) 소방위와 이호현(27) 소방사가 정자가 무너지면서 건물 잔해에 깔렸다. 두 소방관은 매몰된 지 10여분 뒤에나 구조됐으며, 구조 당시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 17일 화마에 휩싸인 석란정 (사진 코리아데일리 DB)

이영욱 소방위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오전 5시 33분께 숨졌고, 이호현 소방사는 오전 6시 53분께 숨을 거뒀다. 두 사람은 잔불을 정리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불은 오전 3시 51분께 났으며, 전날에도 한차례 불이 나 진화했으나 다시 발화했다. 최초 화재는 전날 밤 9시 45분께 발생해 출동한 소방관들이 10여분만에 진압했다. 강원도 소방본부는 석란정에 다시 불이 날수도 있다고 보고 인력 2명과 소방차 1대를 두고 감시 뒤에 철수했다. 하지만 새벽에 다시 불이 발생했다.

불이 난 석란정은 1956년 지어진 목조 기와 정자로 높이는 10m, 면적은 40㎡다. 비지정 문화재로 강릉시에서 관리하고 있다.

한편 강원도에 석란정보다 더 유명한 석란정은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 선운사의 말사인 내장사의 부속 암자이다.

660년(백제 의자왕 20) 환해(幻海) 선사가 창건하고 백련사(白蓮寺)라 불렀다. 1539년(조선 중종 34) 나라에서 폐찰령이 내려 주변의 영은사(靈隱寺)와 함께 불에 탔으나 뒤에 중창하였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정읍조에 ‘백련사 혹은 내장사라고 하는 절이 내장산에 있다’는 구절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서 내장사(內藏寺)라고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추사 김정희(金正喜:1786∼1856)가 벽련암으로 이름을 바꾸라며 현판을 써 주었다.

1925년에는 계종(啓宗)이 내장사를 이 절로 옮겨와 한때 내장사를 겸하기도 하였다. 계종은 이 때 극락보전과 요사를 중수하고 절 이름을 정식으로 벽련사라 하였으며, 1938년 혜순(慧順)이 내장사를 짓자 벽련사라는 이름만 남게 되었다. 1951년 1월 25일 불에 탄 것을 1986년에 복원하여 오늘에 이른다.

건물로는 극락보전과 삼성각·선당 등이 있고, 유물로는 경내 서쪽편에 탑 형태의 부도가 전한다. 추사가 쓴 벽련암이라는 현판이 있었으나 6·25전쟁 중에 불에 타 없어졌다. 옛 절터가 1985년 8월 16일 전라북도기념물 제73호로 지정되었다. 절 뒤의 암벽에는 석란정(石蘭亭)이라는 글씨가 남아 있는데, 전라북도 태인 출신의 여류 서예가 몽련당(夢蓮堂)이 쓴 글로 불교계의 역사의 향기로 전해내려오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