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독립유공자와 유족·후손 등 24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제72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독립운동가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고 이들의 업적을 제대로 평가하겠다는 보훈의 취지를 담았다.

오찬을 겸한 이날 행사에는 독립유공자 및 유족 154명, 국외거주 독립유공자 후손 47명 등 총 240명이 청와대에 초청됐다. 박유철 광복회장, 김시명 순국선열유족회장, 도산 안창호 선생의 손자 로버트 안과 헬렌 안 부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강제징용 피해자 최한영 옹 등이 문 대통령을 만났다.

유공자 대표로 건배제의를 맡은 박유철 광복회장은 "20년 전에 이스라엘 공항에서 영어로 'Forgive me, but let's not forget'이라고 적혀있는 것을 봤다"며 "2차 세계대전에서 유태인들이 대학살 당했을 때 '우리는 용서하지만, 절대로 잊어선 안된다'는 말이었다"고 말했다.

박유철 광복회장은 "이스라엘 국민들의 단합하는 힘을 피부로 강하게 느꼈다. 국민적인 정서가 굉장히 부러웠고, 우리도 단합할 수 있는 핵심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나라는 불행하게도 광복 후에 한반도 내 여러가지 불행한 사태로 이스라엘과 같은 그런 분위기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굉장히 유용한 재산인 이(독립) 정신과 국민들의 마음마저 잊어버릴까봐 걱정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년 뒤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로 '임시정부 기념관'을 건립해 후손들이 독립운동 정신을 기억하게 하고 보훈문화가 확산되도록 하겠다"며 "늦기 전에 독립유공자와 유적을 더 많이 발굴하고 연구해 역사에 기록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건국 100년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100년을 준비해 나가겠다"며 "무엇보다 진정한 보훈은 대한민국을 나라다운 나라로 만드는 것으로, 독립운동 정신을 받들어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지난 정부에서 회자됐던 건국절 논란에 대한 부분도 거론됐다.

일제강점기 당시 '무등 독서회'를 조직해 항일운동에 앞장 섰던 이석규 옹은 "지난해 광복절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건국 68주년을 맞이해 '역사적인 날'이라고 했는데, 이 말은 잘못된 것"이라며 "대한민국 건국은 1919년 상해 임시정부에서 대한민국 건국을 세계 방방곡곡에 선포한 1919년을 기점으로 해야한다"고 말했다.

박유철 광복회장도 "문 대통령께서는 대통령 당선 전에 저희 사무실을 두 번 방문했었다. 처음에는 독립운동에 대해 말씀을 하셨고, 두 번째 방문에서는 건국절 문제로 한창 시끄러울 때였다"면서 "문 대통령은 '1948년=건국절'이라는 주장의 부당성에 대해 논리적으로 말씀하셨다. 저도 그 자리에서 많이 배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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