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이보 캡쳐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만화영화 캐릭터 '곰돌이 푸'가 중국 검색창에서 차단당하며 실시간 검색어에 떠오르고 있다.

1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푸와 관련된 글이 지난 주말부터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삭제됐다. 최근 한 주 동안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모바일 메신저 위챗 등 소셜미디어에서 사라졌으며, 현재 웨이보에 푸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불법콘텐츠’라는 메시지가 뜨고 있다.

이에 차단 배경이 눈길을 끌고 있는데, 중국 당국 측과 소셜미디어 업체에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뚱뚱하고 배가 나온 푸의 모습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닮았으며, 이 두 대상을 빗댄 사진이 인기를 끌면서 ‘푸 검열’이 이뤄졌다고 추측하고 있다.

2013년 시 주석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오바마 미국대통령과 함께 걸어가는 사진이 찍히며 각각 푸와 호랑이 친구 티거의 닮은꼴로 화제에 올랐다. 2014년에는 시 주석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는 사진이 푸와 당나귀 친구 이요르의 닮은꼴로 또 한번 거론됐다. 2015년에는 시 주석이 오픈카를 타고 사열하는 장면을 푸가 장난감 자동차를 타고 있는 모습으로 희화화한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기도 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글로벌 리스크 인사이츠’는 이 사진을 ‘2015년 최대 검열 사진’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FT는 푸에 관한 이번 검열이 국가 지도부를 임명하는 제19차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일어난 인터넷 검열의 가속화와 맞물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사평론가인 차오무 베이징외국어대 부교수는 “역사적으로 보면 (당 대회를 앞두고) 정치적 결사와 행동이 금지됐다. 올해는 세 번째로 시 주석에 대한 언급이 추가됐다”고 FT에 말하며, “시 주석에 대해 논평했다가 구속된 온라인 평론가도 있었다”며 “푸 검열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5년 만에 열리는 당 대회를 앞두고 어떠한 형태의 것이든 지도부에 관한 토론을 경계하는 중국 당국의 행보라는 것이다.

푸 캐릭터 검열을 비롯하여 중국 당국의 독재체제는 날로 엄격해져 온라인 공간에서 그 영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해외인터넷 우회 접속을 막기 위해 가상사설망(VPN) 업체에도 서비스 중단을 지시한 사례나 지난주 13일 중국의 반체제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가 간암으로 사망하자 그의 사망을 기리는 단어가 온라인에서 금지된 사례로 이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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