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찰청 “새만금 간척지 갈대밭에 숨져 있는 것을 발견”

16일 예정 고향마을 위로잔치 취소될 듯

[코리아데일리 이창석 기자]

34년 만에 재심을 통해 간첩누명을 벗은 고 최을호씨의 장남이 실종된 지 이틀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전북지방경찰청은 11일 “이날 오후 3시께, 전북 김제시 진봉면 고사마을 근처에서 실종 신고된 최낙효(63·지적장애3급) 씨가 새만금 간척지 갈대밭에 숨져 있는 것을 수색 중이던 경찰헬기가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시신에 훼손 흔적은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최 씨는 지난 9일 낮 12시 22분께 형제들과 함께 아버지의 산소가 있는 고사마을 뒷산을 찾았다. 34년 만에 ‘김제 가족간첩단 사건’의 당사자인 아버지에게 무죄가 선고되자 이를 알리는 제를 올리기 위해서였다.

김제 가족간첩단 사건은 1982년 전북 김제에서 농사를 짓던 최을호 씨가 북한에 납치됐다가 돌아온 뒤, 조카인 최낙전 씨 등을 간첩으로 포섭했다며 경찰에 모진 고문을 당하고 기소된 사건이다. 아버지에게 누명이 씌워진 이후 최 씨는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죄 판결문을 들고 이날 아버지 묘를 찾았지만, 벌초 도중 최 씨는 형제들과 떨어져 고사마을 방향으로 혼자 이동하다가 실종됐다.

경찰은 유가족과 목격자 등을 상대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사형된 고 최을호 씨와 징역 9년을 선고받은 고 최낙전 씨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위법·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헌법에 보장된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채 간첩행위를 한 범법자로 낙인찍혔다. 국가가 범한 과오에 대해 진정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6일까지 이례적으로 재심서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아 무죄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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