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국서 설계도 들여와 개발, GPS 영상장치 달아 목표 추적

토마호크 미사일 등과 같은 원리, 낮은 탄도로 날아와 요격 어려워

[코리아데일리 주현상 기자]

▲ 북한의 300㎜ 방사포는 한국군의 경계 대상 1호다. 코리아데일리 DB

북한의 300㎜ 방사포는 한국군의 경계 대상 1호다.

21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북한이 올해 초 완성한 것으로 확인된 300㎜ 방사포는 기존의 방사포보다 사거리는 늘어나고 정확도는 높아져 군이 작전계획 수정을 검토할 정도로 위력적이라는 평가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기존에 122㎜, 240㎜ 방사포 5500여 문을 휴전선 일대에 배치해 유사시 수도권 지역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들은 사거리가 70㎞~80㎞였지만 신형 방사포(300㎜)는 사거리를 최대 200㎞로 늘린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발사대에 여러 개의 발사관을 장착해 동시에 포탄을 퍼붓는 300㎜ 방사포의 경우 낮은 탄도로 한꺼번에 많은 포탄이 날아오기 때문에 요격이 불가능하다.

북한의 주요 무기 개발과 배치 등을 관할하는 노동당 군수공업부가 작성한 극비 문건에 따르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방사포만으로도 남조선(한국)의 1만 개 주요 대상물을 타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대충 수류탄을 던지던 식의 도발에서 정확한 조준을 하고 쏘게 된 것과 마찬가지다”며 “미사일이나 방사포탄의 정확도가 높아지면서 기존에 10발을 쏴야 명중할 수 있던 것에서 3발을 투입해도 공격이 가능해진 것이다”고 말했다.

3월 1일 군수공업부 간부들과의 회의에서 언급한 김정은의 자신감은 ‘감시경과 프로그램’에서 찾을 수 있다. 포탄에 ‘눈’(目)을 달아 포탄 스스로 목표물을 찾아가는 영상추적 장치를 의미한다고 군 당국은 보고 있다.

목표물 근처까지는 발사 때의 추진력에 의한 관성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의 도움을 받아 날아간 뒤, 낙하 직전 포탄에 장착된 카메라 등이 사전에 입력해 놓은 건물과 지형을 비교해 목표물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3000㎞ 이상의 장거리를 비행한 뒤에도 정확한 명중률을 자랑하는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이나 한국 공군이 보유한 사거리 500㎞ 이상인 타우러스(Taurus)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역시 비슷한 원리다.

발사관 8개에서 거의 동시라고 할 정도로 순식간에 포탄을 쏘면서도 유도미사일과 비슷한 셈이다. 북한의 기존 122㎜나 240㎜ 방사포는 직경이 너무 작아서 이런 유도장치 탑재가 불가능했다.

북한은 신형 방사포를 개발하기 위해 2002년 전후 중국에서 설계도를 들여다 15년 가량 개발에 집중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문건에 따르면 김정은은 2015년 8월 27일 당·정·군 군사 분야 간부들이 참석한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도 방사포와 관련한 지시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핵·미사일과 함께 북한이 전략무기 3종 세트의 하나로 방사포를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을 사용할 징후가 명확할 경우 선제 타격한다는 개념의 ‘킬체인’을 갖춰 나가고 있다. 그러나 트럭에 싣고 다니며 발사하는 방사포의 경우 사전에 발사 징후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유사시 방사포의 추가 발사 이전 반격을 통해 무력화하는 방식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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