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위험성 일찍이 경고하며 '대북 강경론' 펴기도

▲ 코리아데일리 DB

1970년대 지미 카터 미국 행정부의 외교브레인이었던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26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9세.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브레진스키 전 보좌관의 딸 미카 브레진스키는 자신이 진행하는 MSNBC ‘모닝 조’에서 “가장 영감을 많이 주고 딸에게 더없이 헌신적이었던 아버지였다”며 별세 소식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브레진스키는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에서 물러난 후에도 미국을 방문한 한국 대통령을 만나거나, 활발한 저작, 언론 기고 등으로 한국의 외교 전선에 영향을 미쳤다.

브레진스키 전 보좌관은 1970년대 이란 주재 미국 대사관 인질 사태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이 벌어진 격랑의 시기에 외교 방향을 잡아온 대표적인 전략가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미국의 3대 외교 거물로 꼽힌다.

1928년 폴란드 귀족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난 브레진스키 전 보좌관은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프랑스와 독일, 캐나다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브레진스키 가족이 캐나다에 도착한 뒤 6년 만에 소련이 폴란드를 점령했고 고향을 잃은 이들은 캐나다에 정착했다. 브레진스키 전 보좌관은 대 소련 외교정책에서 대표적인 매파로 분류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브레진스키가 키신저와 함께 “소련을 불신하는 마음을 지닌 외교정책의 현실주의자다”고 평가했다.

그는 몬트리올 소재 맥길대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학위를 받았다.

1976년 카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자리를 맡은 뒤 1978년 강경한 이집트와 이스라엘 지도자 사이를 중재해 중동평화 협상을 끌어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같은 해 미국과 중국 간 관계 정상화를 위해 베이징을 직접 찾아가 카터 행정부의 뜻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NYT는 그가 올해 초까지도 주요 외교 및 정치 현안에 관심을 두고 미국 행정부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학자였다고 설명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반대한 몇 안 되는 외교 전문가였으며, 2007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민주당 경선 후보던 시절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당시 젊고 경륜이 없다는 비판을 받던 오바마 전 대통령은 브레진스키의 지지 선언으로 큰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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