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곳.... ‘신의 직장’

"열악한 업무환경, 과도한 업무시간, 저녁이 없는 삶, 가족과 점점 멀어지는 내 인생..." 이런 모든 문제를 단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사람들이 소위 ‘신의 직장’이라 일컫는 곳이다.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곳들은 이직률이 현저히 낮다. 구인난은커녕 오히려 입사지원자가 너무 몰려서 화제가 될 정도다.

중소기업 오너들은 경영상 힘든 점으로 '심각한 구인난'에 대한 불만을 토로 하고 있다.

 "사람이 안 뽑힐 뿐만 아니라 써먹을만하면 나가고, 좀 가르쳐서 일좀 할 수 있게되면 또 나가고..... 사람 구하는 게 제일 힘들다

하지만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곳들,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이들은 어떻게 ‘신의 직장’으로 불리며 입사경쟁률 최고 2400:1을 기록할 수 있었을까.

 

1. 제니퍼 소프트

▲ 제니퍼 소프트 이원영 대표. 사진=SBS리더의 조건 캡처

회사를 창업한 이원영(47) 대표는 구글의 사옥을 직접 방문하고 “공간이 생각을 지배한다”라는 말이 일리가 있다고 판단, 구글과 같은 복지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생각하고 실행에 옮겼다. 진짜 ‘한국의 구글’이 탄생한 것이다.SBS 리더의 조건에 방영된 이후 실검 1위에 오르는 등 가장 유명한 ‘신의 직장’ 중 한 곳인 제니퍼 소프트. 이 회사는 어플리케이션 성능 관리 제품인 ‘제니퍼’를 개발해서 전 세계에 판매하는 벤처 기업으로 한국의 구글로 불린다.

제니퍼 소프트의 ‘공식적인’ 출퇴근 시간은 오전 10시~7시. 그러나 그 시간을 지키는 직원은 드물다. 왜냐하면 주 35시간 근무만 채우면 되기 때문이다. 어떤 직원들은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오후 4시에 퇴근하고, 또 다른 직원은 오후 3시에 출근해 밤에 회사를 나간다.

제니퍼 소프트사는 또한 ‘워킹맘’들이 일하기 좋은 회사다. 출산 시 출산 축하금 1000만 원 지급은 말할 것도 없으며 사내에 키즈룸을 구비한 것은 물론이고 아이를 데리고 출근해 아이와 대화를 해도, 아이가 사무실에서 그림을 그려도 그 누구도 불만을 갖지 않는다.제니퍼 소프트 사의 김윤영 마케팅팀 차장은 “하루 7시간 일하지만, 사실 그 시간조차 다 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집중적으로 하루에 4시간만 일해도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근무시간에 수영을 하든, 산책을 하든 누가 뭐라고 안 한다”고 전했다.

▲ 제니퍼 소프트 사옥 내부 수영장. 사진=SBS리더의 조건 캡처

음식 또한 호텔 셰프 출신의 요리사가 만들어 준 요리를 무료로 제공하고, 사내 카페에서는 전문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들어 준다.

이 회사의 또 다른 독특한 점은 대표 이사실 없이 모두가 똑같은 책상과 컴퓨터를 쓴다는 것이다. 또한 전 직원이 직급도 없어 그냥 ‘찰스’, ‘알빈’ 등 영어 이름으로 부르고 불린다. 고객 등 외부인을 상대하기 위해 개인 직급을 만들어 놨을 뿐이다. 별도의 문서 보고도 없다.

이와 더불어 5년 차 이상 직원들에겐 가족 해외여행을, 10년 차 이상 직원들에게는 2달 유급휴가를 제공하기도 한다. 제니퍼 소프트의 초봉은 대략 3000~3500만 원이며, 평균 연봉은 약 6200만 원이다.

제니퍼소프트는 ‘성장’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했다. 상장할 계획도 없다고 한다. 직원들의 자유를 보장해주며 기본원칙만 부여하되, 여유 속에서 창의적으로 사고하면 회사의 점진적인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으로 회사가 굴러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매출이 소폭 하락했을 때도 복지 혜택은 줄이지 않았다. 회사 매출은 2013년 100억 원대에서 최근까지 매년 10~30%씩 꾸준히 늘었다. 그 덕분에 이원영 대표는 2015년 취업포털 사람인이 진행한 직장인 대상 설문조사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 CEO’ 4위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1명을 뽑는데 2400명이나 지원하는 등의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왜 한국의 구글이라는 별명이 붙었는지 알만한 복지 제도를 갖춘 제니퍼 소프트 사다.

▲ 제니퍼 소프트 사옥 전경.

 

2. 마이다스 아이티

▲ 마이다스아이티 사옥 전경.

제니퍼소프트가 한국의 구글이라 불렸다면 마이다스 아이티는 ‘아시아의 구글’이라 불리는 곳이다. 이 회사는 건설 설계 SW 개발업체이자 웹비즈니스 통합 솔루션 제공 업체이다. 건설 설계 SW는 고층 빌딩, 교량, 터널 설계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아랍에미리트 부르즈 칼리파(162층, 828m, f세계 최고층 빌딩), 베이징올림픽 메인 스타디움, 한일 월드컵 경기장 8개 등의 설계가 ‘마이다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현재에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건설 중인 높이 1km의 200층짜리 킹덤타워와 세계 최장 사장교인 블라디보스토크 러스키 아일랜드 대교 역시 이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등 현재에도 마이다스아이티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110여 개 국가에 판매되고 있다.

2000년에 창업한 마이다스 아이티는 창업 2년 만에 국내 업계 1위, 창업 7년 만에 세계 업계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렇게 회사가 성장하는 와중에도 직원들의 이직률은 높아만 갔다.

이에 이형우 마이다스아이티 대표는 ‘사람’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뇌과학, 심리학, 신경과학까지 공부해가며 그가 내세운 원칙은 ‘경영의 핵심은 사람’이라는 것. 그는 “회사 구성원들이 자발적이고 자율적으로 일하도록 만들어주는 게 내 책임”이라며 파격적인 인사제도를 도입하게 된다.

스펙 대신 인성·역량을 판단하기 위해 500개 문항으로 구성된 시험을 통해 총 6단계의 관문을 3개월에 걸쳐 인재를 뽑는다.

이렇게 뽑힌 인재들의 초봉은 4000만 원으로 중소기업 중 과히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마이다스아이티에는 승진 심사와 정년이 없다. 퇴직할 나이가 지나도 본인이 원하면 언제 까지든 일할 수 있으며 중간에 이변이 없는 한 부사장까지 거의 자동 승진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 마이다스아이티 헬스장. 사진=잡코리아

이외에도 마이다스아이티에서는 전 직원에게 3끼를 모두 5성급 호텔 셰프가 만든 요리로 제공하며, 이것도 부족한지 월 1회 고급 호텔 요리를 가정에서 즐길 수 있도록 반조리 형태로 레시피와 함께 제공하기까지 한다. 헬스장도 비치되어 있고, 전 직원이 점심시간 이후 낮잠을 잘 수 있으며, 35세 이상 직원은 본인 및 배우자 연 1회 종합 건강진단, 연 1회 전 임직원 독감예방접종 기회를 부여하는 등 직원들의 건강을 살뜰히 살피고 있다.

무료 미용실도 이용할 수 있으며 가계 및 전세자금 대출, 해외 연수 및 유학 지원, 최대 2명까지 자녀 학자금 전액 지원도 해주는 회사다.

이런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해 입사 경쟁률은 500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렇게 다 퍼주는 회사가 남는게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되지만 마이다스 아이티는 2000년도 창업 이후로 2014년도의 매출이 50배로 성장한 괴물 같은 성과를 낸 회사이기도 하다.

▲ 마이다스아이티 성장자료.

 

3. ASML

▲ ASML 전경.

삼성인들도 가고 싶어 한다는 ASML은 네덜란드계 기업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광학 리소그래피 공정 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세계 1위 업체이다. ASML은 제조업 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곳이다. 그 이유를 들여다보자.

우선 ASML의 가장 유명한 복지는 주 4일 근무다. 여기에 스톡옵션, 연차휴가, 육아휴직은 기본이고 출퇴근 유료대 제공, 경조휴가 및 경조금 지급, 종합검진도 제공한다. 더불어 본인, 배우자, 자녀, 부모님의 단체행명상해보험까지 가입해주는 회사다.

▲ ASML 내부 카페테리아.

연봉은 신입이 약 4000만 원이상이고, 평균 연봉은 8600만 원으로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

주 4일 근무를 하는 곳은 이 밖에도 화장품 회사인 enesti, 출판사인 김영사, 한화종합화학 등이 있다.

▲ ASML 내부 모습.

 

4. 우아한 형제들

▲ 우아한 형제들 로고

배달 앱의 선구자인 ‘배달의 민족’으로 유명한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업체인 ‘우아한 형제들’은 복지제도가 업무 성과로 이어진다는 구성원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시행되는 ‘인터널 마케팅’에 복지의 핵심을 두고 있다.

우아한 형제들이 내거는 중요한 모토는 “휴가에는 사유가 없다, 퇴근할 때는 인사하지 않는다”이다.

우아한 형제들은 주 4일 근무는 아니지만 주 4.5일 근무제를 시행한다. 덕분에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걸린 월요병에 걸릴 일이 없다. 왜냐하면 이 회사는 매주 월요일에는 오후에 출근하기 때문이다.

▲ 우아한 형제들이 매일 아침 제공하는 신선한 과일들.

이외에도 도서 구입비 지원, 해외 워크숍, 매일 아침 신선한 과일 제공, 직원들의 버킷리스트를 작성 받아 시행하는가 하면 유명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하고, 장기근속 휴가와 육아휴직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모든 입사자에게 개인 노트북을 지급한다.

이런 복지제도를 시행하면서도 우아한 형제들은 단 한 번도 업계 1위를 놓치지 않으며 3년 동안 연평균 70% 성장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창출해냈다.

이 밖에도 연애 소식을 전문적으로 전하는 ‘이음’은 직원들에게 소개팅을 무한 지원을 해준다. 문자 한 통이면 한 달에 한 번 공식적으로 2시간까지 지각할 수 있는 ‘이노레드’라는 회사도 있으며 직원들과 가족들만을 위해 영화관을 대관해주는 ‘에듀윌’과 사내에 수면실을 제공하는 'UB care', 안철수가 세운 것으로 유명한 안마시설, 헬스장, 전문 헬스 트레이너가 상주하는 ‘안랩’ 본인의 상사를 투표로 뽑는 ‘여행박사’ 등이 독특한 복지문화로 유명하다.

#‘신의 직장’,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곳들의 공통점은 "내 삶과 커리어와의 적절한 균형을 구현할 수 있는 곳" 들이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2015년 기준 평균 연간 근로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113시간으로 멕시코(2246시간), 코스타리카(2230시간)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인력난에 허덕이고 구인난을 경영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지만 ‘신의 직장’들은 입사지원자가 넘쳐난다.

물론 회사 사정에 맞지 않게 무리한 복지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회사 자체가 휘청거릴 수 도 있다. 한 예로, 디자인 및 핸드폰 케이스 전문회사였던 에이스 그룹은 2016년 1월부터 주 4일 근무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 전부터 회사가 탄탄한 상황이 아니어서 에이스그룹은 주4일 근무를 도입한지 9개월여 만에 파산선고를 받았다.

무리하게 퍼주기 식이 아니라 동고동락을 같이하는 회사와 직원들인 만큼 잘됐을 때는 그만큼의 공을 직원들에게 돌리는 게 장기적인 안목으로 봤을 때 회사입장에서도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회사가 나의 편의를 봐주고 나를 먼저 생각해주면 그 누구도 나를 위해주는 회사에서 계속 일하고 싶어서라도 자신의 한 몸 바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조금 퍼주고 더 많이 얻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투자가 아닐까.

먼 옛날부터 성공한 사람들은 인재를 알아보고 대우해주고 적재적소에 잘 활용했다. 세종대왕 역시 천민인 장영실을 그의 신분이 아닌 재능으로 평가해 그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줘서 우리나라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수많은 발명품이 그에 의해 탄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그 무엇보다 사람중심의 경영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다.

코리아데일리 박성영 기자, 정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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