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칼럼] 밀월 기간 중 ‘착시’ 현상 경계해야

 

문재인 정부의 인사가 연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파격적인 듯 보이지만 공감이 가기도 한다. 하지만 ‘아마추어’의 냄새도 풍긴다. 인사 발표가 계속되면서 정치평론가들이 이름 외우기가 어렵다고 투정하지나 않을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리얼미터의 지난주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긍정적(매우 잘함, 잘하는 편)이라고 평가한 유권자가 81.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주 지지율 76%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54.8%보다 높다.

지지정당별로는 민주당 지지층의 96.3%, 정의당 지지층의 92.3%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바른정당 지지층의 75.1%, 국민의당 지지층의 71.0%는 물론, 무당층에서도 65.2%가 긍정적이라고 평가를 했다.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도 긍정 평가가 40.6%로 부정 평가(39.8%)를 넘어섰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대표였던 노혜경 시인이 ‘문재인을 잘못 봤다’는 글을 SNS 상에서 화제다. 노 시인은 “내가 본 문재인은 소극적이고 낯가리고 권력의지 없고…대통령이 되면 나무 위에서 흔들리다 떨어질 것 같은 사람이었는데 지금 전혀 다른 사람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국민의 마음을 그는 읽는다. 흡사 안테나처럼. 흡사 시인처럼”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23일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모제 참석을 겸해 자택 양산에서 하루 말미를 얻은 문 대통령이 취임 후 7번째 지시를 내렸다. 문 대통령은 22일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된 4대강 사업의 정책 결정 및 집행 과정에 대한 정책 감사에 착수할 것을 지시했다. 6월 1일부터 녹조 발생 우려가 높은 4대강 보 일부를 상시 개방하도록 하라고 정부에 지시했다는 소식이다.

문 대통령의 지시를 전한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감사는 개인의 위법·탈법행위를 적발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 정책 결정과 집행에 얻어야 할 교훈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다만 감사과정에서 명백한 불법행위나 비리가 나타날 경우 상응하는 방식으로 후속처리 할 것이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국토부 산하 수자원공사가 환경부 산하로 이전된다는 것이다. 김 수석은 “수량 관리는 국토부, 수질 관리는 환경부로 이원화한 취지는 수량 및 수질 관리를 균형 있게 하라는 것임에도 4대강 사업에서 보듯이 수량 확보를 우선시하다 보니 수질 악화에 대한 우려가 명백했음에도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견제와 균형을 이야기하면서 일원화를 지시하는 논리가 맞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대한민국 사람 누구나 수돗물을 펑펑 쓰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엄연한 ‘물부족 국가’다. 연간 강수량은 충분하지만 강우가 여름철 한철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이미 환경 청정국이 아니다. 좁은 국토에 밀집된 인구가 배출하는 쓰레기와 오염물질이 국토가 자체 정화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 지 오래다.

지금은 ‘밀월 기간’이다. 국민들도 박수를 보내고 있다. 앞서 인사 과정에서 아마추어 냄새를 언급한 것은 다음 인사를 위한 대안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를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아무리 ‘인사가 만사’라지만 사람만 바꾼다고 하루아침에 나라가 달라지나. 정책 면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인터넷에 올라온 네티즌 한 분의 의견을 소개하는 것으로 결론을 갈음한다.

“생활하수도 정화시설을 거치면 상수도물이 될 수 있는데 녹조를 해결할 정책과 기술개발에 힘써야지 보수정권 밉다고 보를 없앨 궁리만 한다면 물 없는 아프리카로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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