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헤알, 주식, 채권 ‘트리플 약세’ 2008년 후 최악…경제개혁 좌초 우려

▲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코리아데일리 DB

브라질 주요 도시에서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테메르를 구속하라”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언론에 따르면 중도 성향인 지속가능 네트워크(Rede)의 알레산드루 몰론 하원의원과 브라질사회당(PSB)의 주앙 엔히키 올란다 카우다스 하원의원은 전날 하원의장에게 테메르 탄핵을 발의하는 등 테메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정치권과 여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테메르 대통령은 현지 일간지 ‘오 글로보’가 뇌물 수수 혐의로 수감 중인 정치인의 입막음을 위한 뇌물 제공 사실을 논의한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하면서 탄핵 위기를 거세게 맞고 있다.

공개된 파일에는 테메르 대통령이 해당 정치인의 입막음용 뇌물 제공에 관해 세계 최대 육류 가공업체인 JBS그룹 대표와 나눈 대화가 담겼고, 테메르는 “우리가 이것을 유지해야만 한다(we have to maintain this)”고 발언했다.

이번 보도 이후 브라질 대법원은 해당 혐의에 대한 형사 조사 개시를 주문한 상태인데, 테메르 대통령은 자신의 결백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테메르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나는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뒤 “완전하고 신속한 수사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녹음파일에 담겼던 단 다섯 마디의 언급만으로는 뇌물 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운 만큼 일단은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다.

한편 브라질 금융시장에서 헤알화 가치가 18년 만에 최악의 폭락장세를 연출했고 주식과 채권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발생했다.

18일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거래되는 브라질 상장지수펀드(ETF) 변동성지수는 38% 폭등하며 하루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아이셰어즈 MSCI 브라질 캡드 ETF 가격은 16%나 폭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결론을 내리기 이른 감이 있지만 지난 1년 동안 브라질 증시와 외환 시장이 압도적으로 선전했던 만큼 이번 스캔들을 계기로 브라질 시장에 대한 회의론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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