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을 조성한 석렬 중 가장 아랫단은 강돌 길게 세워 단단히 보강

아우라지 유적, 조양강 사이에 두고 북쪽과 남쪽의 넓은 충적대지에 펼쳐져

사진=문화재청 제공

정선 아우라지 유적에서 벌집 모양의 적석 유구가 발굴됐다.

정선군과 강원문화재연구소가 지난해 3월부터 발굴하고 있는 강원 정선군 여량면 여량리 191 일대(아우라지역 앞) 정선 아우라지 유적 2차 조사 중 확인한 대형 적석유구 1기가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강돌을 일일이 쌓아올려 축조한 이 적석유구는 내부에 벌집모양으로 크고 작은 방 51개를 촘촘하게 만들었다. 방을 조성한 석렬 중 가장 아랫단은 강돌을 길게 세워 단단히 보강했다.

크고 작은 방이 벌집모양으로 여러 개 붙어있는 적석유구는 국내에서는 보고된 사례가 없다.

석렬 안에서는 신라 시대 굽다리 접시인 대부배(臺附杯) 3점, 한성 백제 시대 토기인 단경호(短頸壺)와 토기조각이 발견됐다. 청·백자, 상평통보, 돼지와 말 등 동물뼈도 같이 출토됐다.

정선 아우라지 유적은 송천과 골지천이 만나는 조양강을 사이에 두고 북쪽 여량 5리와 남쪽 여량 2리의 넓은 충적대지에 펼쳐져 있다. 조사지역은 충적대지의 남쪽이다.

1차 2006년~2007년에 이어 2016년 3월부터 2차 발굴조사가 이뤄지면서 신석기~조선 시대 다양한 문화층이 중첩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2차 발굴조사에서는 생활유구와 분묘유구 등 다양한 유구 160여기가 나왔다. 이 가운데 신석기 시대 주거지 1기, 야외 노지(爐趾), 즉 고대 주거지의 불 땐 자리 10기, 청동기 시대 주거지 62기, 지석묘 등 분묘유적 16기 등을 통해 선사 시대 대규모 취락이 파악됐다.

지난해에는 주위에 돌을 돌리고 바닥에 판석을 깐 석상위석식(石床圍石式) 노지를 갖춘 청동기 시대 이른 시기의 주거지에서 청동제 장신구가 발견된 바 있다. 단조의 청동제품이며 관옥과 함께 섞여 있었는데 절대연대는 기원전 13세기~11세기로 우리나라에서 확인된 가장 이른 문화단계의 청동기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정선 아우라지 유적은 신석기에서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구가 확인되고 있어 오랜 기간 사람들이 거주한 지역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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