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직된 신체표현 벗고 자연스런 경향 나타내기 시작…18세기 초 초상화 드문 사례

▲ 최석정 초상. 사진=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최석정 초상 및 함’ 등 5건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했다고 8일 밝혔다.

보물 제1936호 ‘최석정 초상 및 함’은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8차례나 영의정을 지냈던 최석정이 오사모에 녹색 단령을 입고 두 손을 소매 속에 모아 잡은 채 교의에 앉아 있는 전신좌상이다.

의자에는 표범가죽을 걸쳤고, 화문석이 깔린 족좌대 위에 흑피혜를 신은 두 발을 올렸다. 쌍학흉배에 정1품의 품계를 지닌 관료만이 맬 수 있는 서대를 착용했다.

얼굴 묘사는 선으로 이목구비의 윤곽을 그린 뒤, 선묘에 붙여 미세한 색감을 가미하는 선염법으로 채색했다.

17세기 공신도상에서 보이는 다소 경직된 신체표현에서 벗어나 더 자연스러워지는 경향을 나타내기 시작하는 18세기 초엽 초상화의 드문 사례로서 중요한 작품이다.

보물 제1937호 ‘신여량 상가교서’는 1604년에 조선 시대 무신이던 신여량이 세운 전공을 평가하고 이에 대한 포상으로 정3품 당상관인 절충장군에서 가선대부(종2품 문무관 품계)로 승진시키면서 내린 상가교서이다. 이순신과 함께 전투에서 세운 전공을 평가해 선조가 발급한 교서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보물 제1938호 ‘신여량 밀부유서’는 전라우도수군절도사로 부임하는 신여량에게 1605년에 선조가 발급한 밀부유서이다. 밀부유서는 임진왜란 이후 국왕의 군사명령 방식을 엿볼 수 있는 희귀한 자료이다.

보물 제1939호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은 중국 원나라 승려 유칙이 회해한 ‘능엄경’ 주석서이다. 1455년(세조 1)에 주조한 을해자로 찍은 점과 교정 인이 찍혀 있는 것으로 보아 간경도감(1461~1471)에서 간행한 것으로 보인다. 을해자로 찍은 ‘회해본’ 전본은 아주 희귀한데 이 책은 보존 상태까지 좋은 10권 3책의 완질본으로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보물 제1940호 ‘초조본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41’은 중국 당나라 승려 실차난타가 39품으로 신역한 80권본 중 권41이다. 이 경전은 각 장의 행자수가 23행 14자로 재조본(팔만대장경)의 해당 경전의 24행 17자본과는 다르다. 이 경전은 소실된 초조본의 저본계통과 재조본과의 차별성을 밝힐 수 있으며, 해당 권은 현재 유일하게 전하는 희귀한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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