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칼럼] ‘비문(非文) 후보’ 단일화 가능할까

 

대선 D-7. 과연 정치는 생물이다.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후보별 지지율의 변화가 요동치고 있다. 조사기관마다 추세는 비슷하지만 기준을 정하기 어려운 탓에 ‘구글 트렌드’의 평균지수 변화로 살펴보자. 문재인 후보 33, 홍준표 후보 23, 안철수 후보 20, 유승민 후보 9, 심상정 11로 나타나 한 달여간의 문·안 양강 체제가 무너지고 1강·2중·2약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알다시피 구글 트렌드는 검색한 단어의 언급량을 지수화한 빅데이터 기반의 서비스로 지난 미국 대선에서 여론조사에서 뒤처져 있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앞선 것이 대선 결과가 나온 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상황이 그러하자 특히 바른정당에서부터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됐다. 지난주 유 후보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 가운데 20인의 의원들이 유 후보의 사퇴를 결의한 데 이어 이번에는 적어도 13인의 의원이 탈당(한국당으로의 복당)이라는 강수를 두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1일 10여분 비공개 심야 회동에서 홍 후보는 “여러분만 도와주면 정권을 창출할 수 있다”며 “이분들이 이루고자 했던 보수 대혁신을 ‘같이 이루자. 한번 해 보자’, ‘좌파한테 정권을 넘겨줄 수 없지 않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비유승민계 의원들의 단체행동에 앞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무성·정병국 의원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유승민 후보를 만나 막판 설득을 했다고 한다. 눈여겨 볼 대목은 대주주격인 김무성 의원 측이 여론조사를 통해 홍 후보와 유 후보 중 단일 후보를 정하자고 제안한 점이다. 회동 뒤 김 의원 측은 “유 후보도 단일화 여론조사를 하기로 응했다”고 한 반면, 유 후보 측은 “단일화는 없다.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없다”고 말해 서로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당도 비상이 걸리긴 마찬가지다. 조심스럽게 비문(非文)연대를 고려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유권자들은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29.4%가 찬성한다고 답했고, 45%가 반대했다. 구(舊)여권의 지지세가 강한 TK에서도 단일화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35%, 반대가 42.2%였다. 호남에서는 18.2%가 단일화에 찬성했고, 반대는 52.7%였다.

안 후보의 딜레마는 중도·보수를 표방한 때부터 사실 예고된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좌파(진보)와 우파(보수)는 확실히 존재하지만 중도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이쪽도 싫고 저쪽에도 손을 들어주기에 못마땅한 유권자로서 투표 참여율이 거의 없는 정치적 무관심파로 분류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런 허세에 기대를 건 안 후보의 하락세는 전략적 실패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현재 지지 후보가 있지만 바꿀 수 있다’는 유권자도 24.7%에 달했다. 세대별로는 20대 유권자 중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비율이 42%로 평균보다 높았다. 문 후보와 심 후보의 지지층은 견고하지만 홍-안-유 후보의 경우에는 마지막 몰아주기가 가능한 형편이다. 3후보와 3당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가 이번 대선의 승부를 가름할 최대의 변수가 됐다.

결과는 어떻게든 나오겠지만 나라는 어떻게 될지 걱정이 앞선다. 각 후보 진영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상대 후보를 말도 안 되는 막말로 ‘낙인찍기’ 하면서 건전한 정책 경쟁은 선거홍보물의 장식으로만 남았다.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경제·안보 위기 속에서 국민통합은커녕 편 가르기와 상대방 청산에만 몰두한다면 선거 이후가 더 문제가 될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