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칼럼] 비호감을 지지율로 이끌어야

 

D-14. 대선일을 2주 앞두고 주요 후보별 지지율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 일주일 지역별로는 TK(대구·경북)의 지지율이 가장 큰 변화를 보였다.

문재인 후보의 약진이 보인다. 역대 선거에서 보수 성향이 강하기로 소문난 TK 지역에서 안철수 후보는 15.5%포인트 급락한 31.0%를 기록한 반면 24.5%를 얻은 문 후보는 이외로 격차를 좁혔다. 홍준표 후보도 7.2%포인트 오른 22.3%를 기록했다. 적어도 TK에선 3강 구도가 균형이 잡힌 듯하다.

특징을 살펴보면 문 후보 지지층은 단단해지고 있으나 안 후보 지지층은 세대·지역·이념별로 조금씩 흔들리는 추세다. 특히 안 후보는 수도권 및 기타 지역에서도 고전했다. 인천·경기도에선 직전 조사(39.3%)보다 11.1%포인트 떨어졌다. 서울과 부산·경남에서는 각각 5.8%포인트, 4.8%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의 존재 기반을 만들어주었던 호남에서도 문 후보가 51.6%를 얻어 34.2%에 그친 안 후보와 17.4%포인트 격차가 났다.

먼저 세대별 추세를 보면, 지난주만 해도 안 후보는 60대 이상에서 문 후보와 가장 큰 격차(17.4%)를 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선 10% 이상 빠지는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문 후보는 같은 세대에서 3% 이상 오르면서 안정적인 20%대에 진입했다. 안 후보는 50대에서도 10% 정도 빠지면서 60대와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그러는 사이 홍 후보가 60대 이상에서 10%, 50대에서 6% 정도 올랐다.

한편 문-안 후보 사이에 최대 격차(38.2%포인트)를 보인 세대는 애초 문 후보의 단단한 지지층으로 알려진 30대로 문 후보가 안정세를 유지하는 동안 안 후보는 30대에서 상당한 지지율을 잃었다.

이념별 추세에서는 홍 후보가 쏠쏠한 재미를 봤다. 선거 중반 ‘송민순 회고록’ 파문과 ‘북한 주적(主敵)’ 논란 등 안보 이슈가 쟁점으로 부각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후보는 진보 성향 유권자들로부터 오히려 지지를 받는데 비해 보수층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10% 이상 하락했으며, 그만큼 홍 후보 지지세가 늘어났다. 적어도 보수층에서만큼은 안-홍 양강 구도다.

이념 대결에선 그 동안 마지못해 안 후보를 지지했던 보수층 일부가 홍 후보 쪽으로 리턴한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샤이(shy) 보수’마저 제 목소리를 드러낼 바탕이 만들어지면 안-홍 후보 간 지지율에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번 선거 선거조사에서 관심을 끄는 비호감도 분석이다. 일단 비호감도 1위는 홍 후보다. 가뜩이나 거친 발언에 ‘돼지 흥분제’ 사건, ‘여성 비하’ 발언 등이 터지면서 급격히 비호감도가 상승했다. 특히 20대~50대에서는 50% 이상이 홍 후보에게 “절대 투표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대로 안 후보에게 절대로 투표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10% 미만이다. 문 후보의 3분의 1 정도로 30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세대에서 한자릿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호남에서 문 후보와 거의 같은 수치를 보인다. 이에 비해 문 후보의 비호감도는 60대 이상(41.6%)에선 최고치를 보였으나 젊은 세대로 갈수록 급격히 낮아진다. 바로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

문 후보가 안보 공세에도 불구하고 전혀 밀리지 않는 태도로 진보 성향 지지층을 결집시켰다면, 안 후보는 하위 후보들의 네거티브 공세에 끌려 다니다가 자기 비전과 구체적 입장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서 보수-중도층에게 실망감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