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3일 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문 전 대표는 마지막 수도권·강원·제주 및 2차 선거인단 경선에서 56.0%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문 전 대표는 57.0%(93만6419표)의 누적 득표율로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하게 됐다. 이는 2012년 경선에서 문 전 대표가 얻었던 누적 득표율(56.5%)과 비슷한 수치다.

국민의당은 대전에서 마지막 지역 경선(대전·충남·충북·세종)을 열고 대선 후보를 확정한다. 안철수 전 대표가 후보가 되면 5명의 대선후보가 모두 확정된다. 현재까지 누적 득표율은 안 전 대표가 71.9%로 가장 앞서 사실상 본선 티켓을 예약한 상태다.

한편 정운찬 전 총리,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과 회동하며 정국을 저울질하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가 내일 대통령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경 추기경을 예방한 자리에서 “한국 정치 상황이 여러 가지로 혼란스러워 결심하게 됐다”며 “적절했는지는 앞으로 지켜봐주셔야 하겠지만, 일단은 현상을 타파하는 데 일조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제 정치권의 시선은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의 ‘양강 구도’냐 아니면 치열한 ‘다자 구도’를 유지하느냐에 쏠리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안 두 사람이 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후보 간 연대 움직임이 대선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왜곡된 여론조사라고 민주당이 비난하고 있지만,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이 조사한 4월 정례 여론조사 결과는 충격이다. ‘보수-중도 후보 단일화’를 전제로 양자 가상대결 시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물음에 안철수 후보가 43.6%를 얻어 문재인 후보(36.4%)를 7.2%포인트 차로 앞선 것이다. 지난해 이후 지지율 조사에서 문 후보가 2위로 내려간 것은 처음이다. 안 후보는 이번 양자 대결 조사에서 50대(57.7%) 60세 이상(64.1%) 광주·전라(55.7%) 보수층(68.6%) 중도층(45.0%) 등 항목에서 모두 문 후보를 앞섰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본선까지 완주한다는 전제로 ‘3자 대결’ 판세를 조사한 결과, 문 후보 36.6%, 안 후보 32.7%, 홍 후보 10.7%로 문 후보가 여전히 1위를 차지했다.

‘양강 대결’이 실현되려면 안 후보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그리고 김종인 후보와 단일화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안 후보는 “정치인에 의한 공학적 연대론을 모두 불살랐다”면서 단일화를 부정한 상태다. 안 후보 측은 이번 대선은 ‘5자 구도’로 치러지지만 “의미있는 후보는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밖에 없다는 점에서 양자 대결보다는 양강 구도가 정확한 표현이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번 대선도 역시 보수와 중도층의 선택이 가름할 것이라는 주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현재 상황이라면 보수 후보의 지지율은 20%~25% 넘지 못하며, 나머지 75%~80%를 문-안 양강이 나눠가지는 구도가 될 것이다.

순교를 언급한 김종인 전 대표가 개헌을 고리로 다음 총선과 대선을 맞추기 위해 3년 임기를 공약한다면 무시하지 못할 파장을 불러올 것이다. 여야를 넘나든 경력, 비상 시 위기 대처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데다 특히 욕심을 부릴 수 없는 나이를 무기로 삼는다면 문-안에 실망한 중도와 갈 길을 잃은 보수, 특히 샤이보수층을 흡수해 ‘문-안-김’ 3자 구도에서 오히려 우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숨죽인 보수층의 잠재력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 만약 김 전 대표가 여의치 못하면, 보수 단일화를 전제로 홍준표나 유승민을 설득해 3년짜리 개헌 대통령을 주창하고 나서면 같은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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