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험이 있는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중 절반 이상은 피임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동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된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를 분석한 결과 21만 2538명의 청소년 중 성관계 경험률은 5.0%~5.3%였다고 22일 밝혔다.

남학생은 7.0%~7.4%로 여학생 2.8%~3.1% 보다 높았다. 성관계 시작 연령은 12.8세에서 13.2세였다.

▲ 이동윤 교수. 코리아데일리 DB

성경험이 있는 여학생 중 0.2%는 임신으로까지 이어졌으며 이들 중 66.1%~73.6%는 인공임신중절수술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관계 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피임실천율은 2013년 39%에서 2015년 48.7%로 10% 가까이 증가했지만 여전히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피임법은 콘돔으로 2015년 조사에서 69.3%로 2013년에 비해 4.4% 상승했다. 체외사정이나 자연피임과 같이 실패 가능성이 높은 방법을 택하는 경우가 약 20% 정도였다. 경구피임약 이용은 오히려 줄었다.

연구팀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보다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성교육 프로그램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성관계 시작 나이가 12세로 빨라진 현실을 감안해 성교육 시작 시기도 앞당기는 한편, 원치 않는 관계를 거절하는 법이나 관계를 하더라도 자신을 보호하지 못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분명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피임법의 효과와 사용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윤 교수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서구에 비해 성경험이 있는 비율은 아직 작지만 낮은 피임실천율로 인해 원치 않는 임신이나 성병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산부인과학회 학술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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