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강에 세계 첫 ‘인간’ 지위

▲ 황거누이 강의 모습. 사진=뉴질랜드 관광청 홈페이지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이 약 150년의 긴 싸움 끝에 자신들이 신성시하는 강에 대해 법적으로 인간의 지위를 가지게 해 이 강을 둘러싼 전통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뉴질랜드 의회는 15일(현지시간) 북섬에 있는 황거누이 강에 법적으로 인간의 위상을 갖게 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고 뉴질랜드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강이 법률상 인간의 지위를 갖게 된 것은 세계 최초다.

이번 법 통과로 이 강은 인간이 가진 것과 같은 법적인 지위를 갖게 되며 마오리족 공동체가 임명한 대표자 1명과 정부가 임명한 대리인 1명이 공동으로 이를 대변하게 된다.

뉴질랜드에서 세 번째로 긴 황거누이 강은 북섬 중부지역에서 바다까지 145㎞를 흐르고 있으며 마오리족이 신성시하는 수로다.

황거누이 강 주변의 마오리족 공동체는 1870년대 이래 이 강과의 특별한 관계에 대한 인정을 받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싸워왔다.

이 지역 마오리족의 대변인인 제러드 앨버트는 “정부가 이 강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오랫동안 걱정해왔다”며 “긴 싸움이 끝난 만큼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라고 현지 언론에 말했다.

뉴질랜드 정부와 마오리족 공동체 간 협상은 2009년 공식적으로 시작돼 5년 후인 2014년 타결됐다. 이어 지난해 관련 법안이 의회에 제출됐다.

뉴질랜드 정부는 이 법의 통과에 따라 마오리족 공동에 8000만 뉴질랜드달러(636억 원)를 보상하고, 강의 보존을 위해 추가로 3000만 뉴질랜드달러(238억원)를 지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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