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백호 ‘가버린 세월이 서글퍼’ 울고 웃으며 살아온 파란만장한 삶

[코리아데일리 이경미 기자]

11일 가요계 방랑시인으로 불리우는 가수 최백호 씨가 화제다.

가수 최백호 씨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 “첫사랑 그 소녀”도 “가버린 세월이 서글퍼”질 것이다. 그래서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실연의 아픔이야 있겠냐마는”이라고 말하는 걸까.

정찬우 가요평론가(작사가)는 “최백호 선배는 중년의 사내들은 퀴퀴한 냄새 풍겨나는 노래방 구석에서 촌스럽게 흔들리는 미러볼의 불빛을 따라 노래를 부르고 또 불러대는 가운데어 진짜 인생의 삶을 맛보는 가수이다”면서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듯한 헛헛함으로. 그래도“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지 않다는 걸 모르지 않으니, “다시 못 올 것에 대”한 한 가닥 설움마저 없다면 그는 이 땅에 존재하는 의미를 모른다“고 밝혔다.,

▲ 최백호 (사진 최백호 페이스북)

40년이면 강산이 네 번이나 바뀔 만큼 긴 시간이다. 나이로 치면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됐음을 의미하는 가수 최백호 씨는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었다 가수 생활만으로...

1977년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로 데뷔해 '입영 전야', '영일만 친구', '낭만에 대하여' 등의 곡으로 사랑받은 최백호(67)는 올해로 가수 인생 '불혹'을 맞았다.

최백호는 그간 쌓은 연륜과 경험을 40주년 기념 앨범 '불혹'에 녹였다. 애초 지난달 발매 예정이었으나 보다 높은 완성도를 위해 발매 시기를 한 달 가량 미뤘을 정도로 애정을 듬뿍 쏟았다.

총 12트랙이 담긴 이번 앨범은 신곡과 리메이크곡이 적절히 섞였다. 최백호는 이날 다시 부른 자신의 대표곡 '낭만에 대하여', 더블 타이틀 곡 중 한 곡인 '바다 끝', 애착이 많은 곡이라는 '하루 종일', 주현미와 함께 부른 '풍경' 등 4곡이 주목을 글고 있다.

최백호 씨는 기념앨범 발매 기념으로 가진 작은 콘서트에서 "사랑 이야기를 부르기엔 어색한 나이가 됐다"며 "나이 든 남자의 소회를 주제로 한 곡들로 앨범을 채웠다"고 전반적인 분위기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앨범은 지난 2013년 발표한 곡인 '부산에 가면'을 통해 인연을 맺은 가수 겸 프로듀서 에코브릿지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최백호 씨는 "에코브릿지는 묘한 감성이 있는 뮤지션이다. 빠져들게 만드는 힘이 있다. 우리가 지금껏 들어온 가요 형태와는 다른 느낌"이라며 후배에게 40주년 앨범의 프로듀싱을 맡긴 이유를 설명했다. "덕분에 신구 조화를 잘 된 앨범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앨범에는 에코브릿지 뿐만 아니라 세대를 초월한 다양한 피처링진이 참여했다. 데뷔 40주년을 맞이한 최백호의 음악적 발자취를 기념하기 위해 주현미, 뮤지컬 배우 박은태, 어반자카파 조현아가 참여했으며, 앨범 재킷 디자인 및 비주얼 디렉팅은 나얼이 맡았다.

최백호 씨는 여러 후배들과 협업한 소감을 묻자 "처음에는 적응하기 굉장히 어려웠다. 앞서 아이유와 '아이야 나랑 걷자'라는 곡을 함께했을 때와는 또 달랐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얻은 게 많다. 신선한 충격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너무 좋았다"며 "분명, 다음에 만들 앨범에 묻어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앨범에도 리메이크 버전으로 실렸지만, 최백호의 대표곡은 단연 '낭만에 대하여'다. 이 곡은 발표 후 1년 반 가량이 지나서야 빛을 봤다. 김수현 작가가 우연히 라디오에서 노래를 듣고 반해 자신의 드라마 '목욕탕집 남자들'(1996)에 삽입한 게 계기였다.

히트곡을 보유한 덕분에 최백호 씨는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앨범을 내고 가수 생활을 이어올 수 있었다. 그는 "못 믿으시겠지만, 가수로서 더 큰 욕심은 없다. 제가 가진 능력보다 더 성공했다는 생각"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좋은 길만 걸어오지 않았다. 술집에서 노래하는 치욕적인 순간도 있었다"며 "하지만, 그 덕분에 항상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여전히 뜨거운 음악 열정을 유지 중인 최백호 씨는 지난 2011년부터 (사)한국음악발전소 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는 음감회 말미 인디 뮤지션들에 대한 관심을 당부하며 "나이가 든 저에겐 이제 내리막만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두렵지 않다. 후배들에게 꾸준히 음악만 바라보고 가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격려의 말을 남겼다.

한편, 최백호 씨는 앨범 발매와 함께 오는 11~12일 양일간 LG아트센터에서 데뷔 40주년 기념 콘서트를 개최하고 활발한 음악 활동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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