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 연출에 신성일, 최불암, 김영애, 백일섭 리즈모습 감상 특별한 보너스

[코리아데일리 곽지영 기자]

26일 주목을 받는 “왕십리 밤거리에 구슬퍼게 비가 내리면...”을 흥얼거리게 되는 영화 ‘왕십리’는 서민들의 삶의 의지가 묻어 있는 왕십리를 배경으로 신분 격차로 인해 사랑에 실패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임권택 감독의 1979년 작품이다.

전쟁물 또는 액션 위주의 폭력물을 즐겨 다루던 임권택 감독이 오랜만에 문예물 영화에 손대어 수작(秀作)을 만든 영화였기에 개봉 당시 큰 화제를 불러 모았던 작품이다

영화 왕십리’ 줄거리 & 결말

1976년 제12회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감독상 수상을 수상한 이작품은 가난한 막벌이꾼의 딸 정희를 사랑하던 대학생, 민준태는 부모의 완강한 반대로 정희와의 꿈은 허사가 되어버리고 오히려 작업중 부상한 정희 아버지 치료비를 훔치려던 일로 아버지가 충격에 쓰러지자 해병대에 입대해버린다.

▲ 영화 왕십리 스틸

제대 후 성공한 준태는 정희를 찾아 왕십리에 돌아온다. 정희의 흔적을 찾는 그에게 여관에 든 첫날밤 만난 호스테스 윤애의 슬픈 구애가 호소된다.

그리고 겨우 얼굴을 아는 정도인 윤충근의 부인이 된 정희를 만나 준태는 정신적으로 그녀를 청산한다. 윤애는 준태와 결혼하기를 약속하지만 그녀 자신이 신분의 격차를 인식하고 떠나버린다. 준태는 그녀의 앞날을 축복해주며 고향인 왕십리를 위해 열심히 살아간다...는 내용이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소위 '문예영화'의 쟝르에 속한 추억의 영화 ‘왕십리’는석양인지 일출의 해인지 잘 분간이 되지 않는 배경속에서 배우 신성일과 최불암이 서로 눈물을 흘리며 파안대소하는 장면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가왕 조용필의 노래 “웃고있어도 눈물이 난다”가사처럼.

정서의 극치이면서 게오르규 소설을 영화화한 ‘25시’에서 안소니 퀸이 라스트에서 '킵 스마일링~'하는 소리와 함께 사진을 찍는데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보여주는 묘한(?) 회한의 장면과도 비슷한 정서를 유지하는 듯한 감성이 살아있다.

어쩌면 내외적 고난과 상처를 딛고 새롭게 비상해 보고자하는 희망찬 기대에 대한 복잡다단한 심리의 표출이 이러한 라스트 시퀀스를 만들어 내지 않았나 싶다,

한편, 극적으로 잘 진행되다가 갑자기 교과서(?)를 읽는 듯한 대사들이 거슬릴 때가 있었는데 시대를 상기해 보니 박정희 전 대통령시절이었으며 이 작품은 당시 백상예술상 작품,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이었다,

예술의 기준이 정권의 영향아래 있다고 한다면 그만큼 호흡(?)이 짧은, 단세포적(?) 견해가 없다고 누군가 갈파했던 것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 작품은 신성일, 최불암, 김영애, 백일섭, 전영선, 등의 열연과 함께 전반적으로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서 말이다,

황석영 원작의 이만희감독 연출작 ‘삼포가는 길’에서 느껴지던 정서가 언뜻보이는 장면도 나오는데 그것은 오래전 ‘사랑방손님과 어머니’에서 깜찍한 연기를 선 보였던 전영선과 신성일의 시퀀스다, 그 두 캐릭터가 갖는 정서들은 예술적(?)이란 표현의 너머에 있는 노스탤지어로 오롯이 상기된다,

그리고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왕십리往十里의 지명은 무학대사가 도읍을 정하려고 와서 도선대사의 변신인 늙은 농부로 부터 10리를 더 가라는 가르침을 받았다는 데서 지명의 유래가 되었다(네이버 사전)

그 유서깊은(?) 곳이 현대에 이르러서 어떤 의미로 이 작품의 타이틀로 정해졌는지는 영화속에 비춰진 당시의 왕십리 그곳 풍경과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그 이유를 알수가 있고 특히 왕십리는 가수 김흥국이 부른 59년 왕십리를 통해 널이 알려지게 된 특별한 지명이다.

한편 이 영화에 대해서 김기영 영화감독은 “이 작품에선 신성일의 빨간양말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그 시대 댄디 맨들의 패션상징이 아니었나 싶다,”면서 “그리고 극중 김영애와 백일섭이 여의도 광장서 싸우는 씬이 있는데 국회의사당 모습이 잡혀 그것도 다분히 어떤 풍자의 의도적(?) 표현이 아닐까 싶었다, 배우 김영애의 그 여성 캐릭터는 배우의 연기력에 힘입어 탁월하게 돋보이는 캐릭터 조형술로 빛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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