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에서 발견된 14세기 고려불화 수월관음도. 사진=정우택 동국대박물관장 제공

14세기 고려불화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 한 점이 이탈리아 제노바의 미술관에서 발견됐다.

정우택 동국대박물관장은 “동국대 개교 110주년 기념사업회 후원으로 유럽지역 한국 불교 미술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달 초 이탈리아에서 고려불화 수월관음도를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수월관음도는 달빛 아래 바위 위에 반가좌로 앉은 관음보살을 그린 그림이다. 비단에 색칠을 한 이 수월관음도(가로 55.4㎝, 세로 105.9㎝)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왼쪽 윗부분에 그려진 소나무다.

지금까지 소나무가 그려진 한국 최고의 수묵화는 일본 교토 묘만지의 ‘세한삼우도(歲寒三友圖)’로 이 그림은 고려 말에서 조선 전기로 추정된다.

관음보살 목걸이의 채색 방법도 독특하다.

정 관장에 따르면 일반적인 수월관음도에서는 금을 아끼기 위해 목걸이를 먼저 그리고 나서 금박가루를 칠해 몸체를 표현했는데 이 그림은 몸체 전체에 금을 칠하고 그 위에 목걸이를 그려 넣었다.

이번 수월관음도는 이탈리아의 근대 동판화가 에도아르도 코소네(1833~1898)의 기증품을 모은 미술관에서 발견됐다.

코소네는 19세기 후반 일본 메이지 정부가 근대화를 위해 초빙해 1875년 대장성 조폐국에 취임했다. 코소네는 일본에서 동양 미술품 1만5000여점을 수집했고 1905년 유족들이 제노바시에 기증했다. 수월관음도는 그가 일본에서 수집한 그림 중 하나다.

뛰어난 문화유산으로 평가 받는 고려불화는 국내 20여점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160여점 밖에 남아있지 않아 그 가치가 더 높다. 이번에 발견된 수월관음도는 유럽에서 발견된 8번째 고려불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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