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 합병…웃지 못하는 삼성 그 배경은?

[코리아데일리 박승훈 기자]

전문가의 예상대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소식에도 합병은 문제없이 이뤄졌다. 하지만 삼성은 미래 먹거리 확보에 한 걸음 다가갔어도 마냥 웃을 수는 없는 실정이다.

18일 미국 전장기업 하만(Harman) 주주총회에서 하만과 삼성전자의 합병안이 의결됐다. 삼성은 하만 인수를 바탕으로 전장사업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 하만 전경. 사진=코리아데일리 DB

회의에는 하만의 전체 보통주 6988만3605주 중 4946만322주의 보통주 주주가 출석했거나 대리인으로 참석했다. 전체의 70.78%가 투표에 참여해 참석률이 절반을 넘었다.

참석자 중 95%가 합병에 동의하며 승인됐다. 전체 보통주 중 합병비율을 따져도 64%가 합병을 원했다.

안건은 주주 50%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가결된다. 주주 과반의 동의가 성립되면 현 지법에 따라 반대한 주주들도 해당 지분을 매도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삼성전자의 미국법인(SEA)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실크델라웨어(Silk Delaware)를 존속법인인 하만이 합병하는 형태다.

이번 합병은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로부터도 승인을 받은 상태라 미국 정부의 반대 문제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코리아데일리 DB

업계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전장사업을 준비해 온 삼성전자가 하만인수를 통해 전장사업 분야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했다.

최근 포화 상태에 다다르고 있는 전자산업에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

하만은 지난 1986년 설립된 기업으로 다양한 커넥티드 카 시스템을 완성차 업체에 제공하며 70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한 회사로 매출 중 65%가 전장사업에서 발생하고 있을 정도로 자동차 전장 업계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으로 분류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이번 합병은 이 부회장 구속수사로 지휘관 없이 성과를 얻게 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17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요청한 구속영장을 한정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가 발부해 구속됐다.

한정석 판사는 구속 영장을 발부하며 "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라고 사유를 밝혔다.

재계는 이 부회장 구속에 삼성 경영 공백에 우려를 표시하며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이 흔들릴까 노심초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 매출액의 11.7%, 영업이익의 30%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대표기업이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기업인 삼성의 경영 공백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와 국제신인도 하락은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전했다.

▲ 굳은 표정으로 특검 출석하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 사진=이호성 사진기자

삼성 임원진들은 자칫 해이해질 그룹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

삼성 사장단은 하만 그룹 합병과 동시에 성명을 내고 "그룹이 맞이한 초유의 이번 사태로 인해 충격과 상심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며 "회사를 믿고 각자 자리에서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회사 안팎의 불확실한 상황으로 인해 불안하고 혼란스럽기도 할 것이다"며 "우리는 그동안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지혜와 힘을 하나로 모아 위기를 극복해온 저력이 있다"며 자칫 흔들릴 수 있는 회사 분위기를 다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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