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무너지는 80년 대기업…한순간 실패가 불러온 파국
[코리아데일리 박승훈 기자]
일본을 이끌던 기업 중 하나가 한순간에 몰락했다. 미국 원자력 사업의 손실을 극복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도시바의 상징인 반도체에 대한 전체 매각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쟁사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15일 도시바는 상장사 결산자료 제출 마감일을 지키지 못한 채 결산발표를 미루면서 시장의 의구심을 촉발했고 주가는 지난 14일 8%가량에 15일 오전에 추가로 10% 넘게 추락했다.
도시바는 미국 원자력발전사업 손실을 7125억엔(약 7조1310억 원) 추산하고 채무초과에 빠졌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업체는 2006년 미국 원자력 사업회사 웨스팅하우스를 6100억 엔에 인수했다.
신흥국 등 원전 수요 증가로 원자력발전소 수출에 대한 기대로 새로운 가치창출로 보였지만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 이후 시장은 움츠러들고 안전기준이 강화돼 지속해서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WH는 2008년 미국서 원자로 4기를 수주했는데, 후쿠시마 원전사고 뒤 안전기준 강화 등으로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이번에 7000억 엔대 손실을 가져왔다.
이 손실이 2016년 말 1912억 엔의 자본잠식에 빠지게 하는 요인이 됐다.
원전사업 손실은 2015년 회계부정 스캔들의 후폭풍에 이어 발생했다는 점에서 타격이 크다.
업체는 회계부정 발각 뒤 핵심사업분야로 꼽히는 의료기기 자회사 도시바 메디컬시스템즈를 캐논에 6655억 엔에 팔고, 백색가전사업도 중국 업체에 매각했다.
자본 확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용평가가 하락으로 손도 써보지 못하고 회사가 사라질 수 있어 업체는 자본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도시바 주력인 반도체, 원자력 사업, 인프라 건설 등 3가지 중 반도체 사업을 분사하는 동시에 지분을 팔아 모회사의 자본 건전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엘리베이터 등 자금확보가 가능한 계열사 7곳도 매물로 내놨다.
하지만 반도체를 분사해도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애초 20% 미만의 지분을 매각하려 했지만, 결산전망에서 4999억 엔이라는 엄청난 적자가 예상돼 50% 이상 올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원자력 발전 회사 인수가 옳았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반도체사업 신설사의 주식을 모두 매각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더는 매각대상 우량기업이 없어 도시바는 80개 거래은행을 상대로 협조융자를 읍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