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TV 캡처

지난해 10월 필리핀 경찰들에게 납치된 뒤 살해된 50대 한국인 사업가는 필리핀 경찰청 본부 안에서 살해된 것으로 나타나 다시 한번 충격을 주고 있다.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희생자인 지 모 씨가 지난해 10월 필리핀 중부 도시 앙헬레스에 있는 자택 근처에서 납치돼 끌려간 곳은 마닐라 케손시의 필리핀 경찰청 본부로 확인됐다.

살해에 가담한 현직 경찰관 3명을 포함한 범인들은 인력송출업을 하는 지 씨를 마약 관련 혐의가 있다며 연행했다.

납치범들은 지 씨를 차량에 태워 경찰청 내 마약단속국 건물 옆 주차장으로 데려간 뒤 차 안에서 지 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증거 인멸을 위해 지 씨 시신을 전직 경찰관이 운영하는 화장장에서 소각해 화장실에 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은 “용의자인 경찰관 1명이 지 씨를 경찰청 본부에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며 “당혹스럽고 격노할 일”이라고 밝혔다.

납치범은 범행 2주일 뒤에 몸값을 요구해 지 씨 가족으로부터 500만 페소, 우리 돈 1억2000여만 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 검찰은 현재 ‘제한적 유치’로 신병이 확보된 핵심 용의자를 포함해 용의자 8명 전원에 대해 이날 정식 체포 영장을 청구했으며, 이번 주 중에 용의자들을 구속기소 할 예정이다.

화장장을 운영했던 전직 경찰은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필리핀 당국에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며 “전·현직 경찰이 연루된 것과 관련, 국가권력에 의한 사건이기 때문에 국가배상 등을 제기할 수 있는 사건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김재신 주필리핀 대사는 이날 페르펙토 야사이 필리핀 외교장관과 만나 전·현직 경찰이 연루된 점 등을 거론하며 유감 표명과 함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한동만 외교부 재외동포영사대사는 주한 필리핀대사를 서울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유감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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