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 공백 비상, 앞으로 삼성은 어떻게 될까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삼성이 경영 공백을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면 오히려 삼성은 건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데일리 박승훈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삼성이 경영 공백을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면 오히려 삼성은 건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코리아데일리 DB

16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특검은 구속영장 청구 결정하면서 국가 경제 등에 미치는 상황도 중요하지만, 정의를 세우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가 걸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박근혜 대통령의 도움이 있었고 그 대가로 최 씨에게 430억 원의 금전적 지원을 한 것으로 봤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여부는 18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소식에 주식시장은 바로 반응했다.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중 22% 이상을 차지하며 시총 1위에 자리 잡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194만 원을 기록하며 200만 원을 목전에 둔 것처럼 보였지만 전거래일 대비 2.14% 떨어진 183만3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삼성전자뿐 아니라 그룹 주의 하락에도 오너리스크가 작용했지만 오너 리크는 단기적일 뿐 이라 판단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치적 사건이 증시에 영향력을 얼마나 미치는지는 수치로 나타낼 수 없지만 분명 투자자들은 오너리스크가 발생했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부터 여러 가지 사건이 있었음에도 삼성전자가 시총 20% 이상을 유지하는 것은 결국 실적의 영향"이라며 "이날 3% 가까이 빠짐으로써 오너리스크는 이미 다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갑호 교보증권 기업분석부장은 "기업 자체 펀더멘탈이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 그룹 주 주가가 내리는 것은 이 부회장 구속 소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아직 이 부회장으로 완전히 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승계 작업이 늦어질 것이란 우려감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일시적이라며 "삼성전자 자체의 펀더멘탈로만 놓고 보면 모멘텀(성장가능성)이 강하다"며 "지난해 4분기 갤럭시노트7 사태에도 최대 실적 넘어섰을 정도로 기업의 영업가치, 수익력만 보면 전성기라고 볼 수 있고 올해 2분기까지는 이런 분위기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실상 삼성그룹을 이끌고 있던 이 부회장은 하만과의 인수·합병을 앞두고 있었다. 만약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기업 M&A에 차질이 빚을까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게다가 지난 13일에는 하만 주주들이 합병을 반대하는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KB증권 김동원·김범수 연구원은 "합병 관련 소송은 미국 상장사의 M&A 과정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며 "삼성전자·하만은 우호지분을 이미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인수·합병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하만은 올해 1분기 중 주주총회를 통해 인수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며 "따라서 하만 주주의 집단 소송이 삼성·하만의 M&A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목표 주가 220만 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며, 구조적 이익개선 추세를 반영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지만, 외신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게다가 이 외신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이건희 회장만큼 경영 감각이 있어 오히려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촛불집회로 인해 한국 사회에서 정경유착을 용인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외신은 "한국은 수개월 동안 박근혜 대통령 스캔들을 겪으며 수백만 명이 거리로 나왔고, 삼성과 다른 재벌 기업이 정치적 대가를 기대하고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줬는지 아닌지를 조사하고 있다"며 "정경유착을 더는 용인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점에서 이번 스캔들은 이전의 것들과 다르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한국경제연구소 연구책임자 트로이 스타개론(Troy Stangarone)은 "이 부회장이 기소 될 경우 수년 동안 법적 수사를 받을 수도 있다"며 "리더쉽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문제가 생겼을 재벌 총수들은 혈연관계의 사람에게 경영권을 승계했다"며 "이건희 회장과 비슷한 비즈니스 감각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뒤를 이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주진형 전 한화증권 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에 오히려 삼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 밝혔다.

주 전 사장은 '신동호의 시선 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삼성그룹의 경제적 타격을 우려하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이재용 씨가 없으면 삼성은 더 잘 굴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 전 사장은 "특히 능력이 있어서 올라간 게 아니라 아버지 덕분에 올라간 사람이 없다고 해서 그 기업이 잘 굴러가지 않겠나"며 말했다.

이어 삼성이 피해자라는 주장에 "300억 투자해서 수천억 이익을 봤다면 언제라도 뜯기고 싶은 피해"라며 "삼성전자 주식을 얼마 갖고 있지 않은 이재용 씨의 피해라기보다 삼성전자 주주들이 피해를 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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