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력 관영 매체들이 잇따라 자국 항공모함을 서태평양은 물론 앞으로는 미국 근해인 동태평양에까지 진출시켜야 한다며, 중국의 핵심 이익인 남중국해를 오가는 미국 항모에 대한 맞대응 주장을 제기하고 나섰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8일 국방 특집면에 게재한 ‘용감하게 번쩍이는 칼을 빼 들고, 행동하는 것이 말보다 낫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항모는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중국어로는 宅男)가 아니다”며 “제2열도선을 넘어 곧바로 동태평양까지 가는 것은 반드시 조만간 해야 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열도선(도련선)이란 중국의 대미 군사방어선이자 미국의 대중 군사봉쇄선으로, 제1열도선은 일본 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잇는 선, 제2열도선은 오가사와라(小笠原·영어권에서는 보닌) 제도-마리아나 제도-캐롤라인 제도를 잇는 선을 의미한다.

신문은 지난 연말부터 군사훈련에 나선 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이 이끄는 항모 편대가 처음으로 미야코(宮古) 해협을 지나 제1열도선을 넘어섰다며 제1열도선의 통과는 이미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의 자매지인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지난달 26일 사평(社評)에서 “중국 함대는 언젠가는 동태평양을 순항해야 한다”며 “중국 항모 편대가 미국 근해에 진출할 능력을 갖춘다면 현재의 해상 규칙에 대한 많은 생각을 낳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공산당 지도부의 생각을 대변하는 인민일보가 직접 자국 항모를 미국 근해인 동태평양까지 진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그 무게감도 환구시보와는 크게 달라 보인다.

인민일보가 언급한 진출 시점도 ‘조만간’이어서 환구시보의 ‘언젠가는’보다 훨씬 앞당겨진 것이다.

이를 근거로 중국 안팎에서는 실제로 중국이 항모를 조만간 동태평양으로 파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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