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콩쿠르 우승 후 첫 리사이틀 전석 매진…사인회 인산인해

3일 저녁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조성진(23)의 피아노 독주회는 2015년 10월 쇼팽국제피아노콩쿠르 우승 이후 국내서 처음 여는 독주회로 음악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현장은 아이돌 가수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고 학생부터 20대~30대 직장인과 중장년층까지 2036석의 객석이 꽉 찼다.

▲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지난 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독주회에서 쇼팽 발라드 전곡 등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롯데콘서트홀 제공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린 지 1년3개월, 조성진은 이만큼 성장해 있었다. 조성진은 높은 관심 속에서도 특유의 침착하고 담담한 모습으로 무대를 즐겼다. 연주곡은 베르크의 피아노 소나타 1번과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제19번, 쇼팽의 발라드 1~4번.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또렷하고 당찬 타건, 스펙터클한 연주로 단숨에 관객을 끌어들였다.

1부 첫 곡으로 선보인 알반 베르크 피아노 소나타 연주는 서정적이면서도 능숙하게 풀어냈다. 슈베르트 소나타에서는 긴장했는지 다소 세고 무겁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빠르게 집중했다. 후반부 드라마틱한 해석이 설득력 있게 들렸다. 2부 쇼팽 연주에서 그의 서정성과 풍부한 표현력은 진가를 발휘했다. 이전보다 훨씬 자신감 넘치고 대담해진 표현으로 관중을 압도했다. 때로는 격렬하게, 때론 절제하면서 쇼팽의 서사로 이끌었다.

앙코르 첫 곡으로 들려준 드뷔시의 ‘달빛’은 마치 이야기를 속삭이듯 들려줬다. 두 번째 앙코르 곡은 브람스 헝가리 무곡 1번으로 빠르면서도 여유로운 선곡을 선보였다.

▲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공연 뒤 열린 팬사인회에서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인회에는 600여명의 팬들이 몰려 1시간 넘게 진행됐다.사진=롯데콘서트홀 제공

관객들은 공연 뒤에도 좀처럼 귀가하지 않고 그의 사인을 받기 위해 긴 줄을 서며 ‘팬심’을 드러냈다. 밤 10시 20분 즈음에 시작한 사인회는 11시 8분께 종료됐다.

이날 연주회에는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는 물론 그의 스승인 피아니스트 신수정 서울대 명예교수, 배우 윤여정도 자리해 그의 첫 독주회를 축하했다.

다음날인 4일에는 한층 여유로운 연주를 펼쳤다. 앙코르곡은 쇼팽 마주르카와 브람스 헝가리 무곡 1번은 같았다. 이번 공연은 롯데콘서트홀의 개관 이래 가장 높은 유료 티켓 판매(3일 1934매·4일 1937매)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티켓 판매 시작 9분 만에 3800석 전석이 동났다.

이틀간 국내 리사이틀을 마친 조성진은 대만·일본 투어를 한 뒤 다음 달 22일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 데뷔한다. 5월 통영에서의 리사이틀을 끝으로 올해 고국 무대에서는 볼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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